돌봄노동자를 돌보는 도시의 손길

[이슈브리프 07 부록1] 좋은 돌봄을 지속할 노동의 조건

by김하종

누군가가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는 아침, 그 아이를 맞이하는 돌봄노동자가 있습니다. 혼자 식사하기 어려운 사람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돕는 요양보호사가 있고, 장애인이 집을 나서 자신이 선택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지원사가 있습니다. 돌봄노동은 한 사람의 생활을 지탱하고, 그와 연결된 가족과 이웃의 일상도 가능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하루를 지탱하는 이들은 자신의 삶도 안정적으로 꾸려가고 있을까요? 다음 달의 소득을 예측하고, 아프면 쉬고, 위험한 일을 혼자 감당하지 않으며, 오래 일한 경험을 인정받고 있을까요?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가 돌봄노동자에게는 온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돌봄을 진정 슬롯적 바카라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돌봄이 필요한 순간, 사랑을 의무로 만들지 않을 도시」이슈브리프 7편에서 우리는 돌봄을 개인과 가족에게 떠넘겨 온 슬롯의 바카라임을 물었습니다. 이 질문은 돌봄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삶으로도 이어져야 합니다. 개별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돌봄노동자의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에 기대서는 안 됩니다. 돌봄의 공적 바카라임은 돌봄을 받는 시민과 돌봄을 제공하는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보장할 때 온전히 실현될 수 있습니다.



같은 돌봄, 서로 다른 노동의 조건

돌봄노동자는 직종에 따라 맡는 일과 일하는 조건이 다릅니다. 요양보호사는 주로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을 가정이나 시설에서 돌보며 신체활동과 일상생활을 지원합니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생활지원사는 노인의 안부와 안전을 확인하고, 생활교육과 슬롯참여 활동, 일상생활을 돕습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장애인의 일상생활과 슬롯활동을 지원하고, 아이돌보미는 가정을 방문해 아동을 돌봅니다. 어린이집에서 영유아의 돌봄과 교육을 담당하는 보육교사도 돌봄노동의 중요한 주체입니다.


돌봄을 제공하는 장소와 방식에 따라 노동자가 겪는 어려움도 다릅니다. 가정을 방문하는 노동자에게는 이동시간의 노동시간 인정과 교통비 지원, 혼자 일할 때의 안전 확보가 중요합니다. 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적정한 인력 배치와 무리 없는 교대근무, 충분한 휴게시간이 필요합니다. 같은 직종이라도 소속 기관과 계약 형태에 따라 임금과 노동시간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되, 모든 돌봄노동자가 안정적인 소득과 고용을 보장받고 안전하게 일하며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야 합니다.




사람을 돌보는 능력부터 제대로 인정하자

돌봄에는 사람의 상태를 살피는 관찰력과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판단력, 상대의 의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소통 능력이 필요합니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을 안전하게 돕고, 낯선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을 덜어주며, 평소와 다른 작은 변화를 알아차리는 능력은 교육과 경험을 통해 쌓입니다.


돌봄이 오랫동안 가정에서 주로 여성의 몫이었다는 이유로 그 전문성과 바카라임을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경험과 숙련이 쌓이는 만큼 그에 걸맞은 보상과 역할이 주어져야 합니다. 돌봄노동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꾸리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어야 숙련된 노동자도 현장에서 일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정부는 2026년 장기요양 분야에서 장기근속장려금의 근속기간 요건을 완화하고 지급액을 확대했으며, 선임 요양보호사 제도의 적용 기관도 넓혔습니다. 경력과 숙련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변화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다른 돌봄 직종의 보상체계 개선으로도 이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같은 직종에서 쌓은 경력은 기관을 옮기더라도 합산해 인정하고, 교육과 숙련의 향상이 임금과 역할에 반영되도록 해야 합니다. 일터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의 가치까지 사라져서는 안 됩니다.




지금의 일을 계속하며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돌봄노동자의 처우를 살필 때는 시급뿐 아니라 매달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지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시급이 올라도 배정된 노동시간이 부족하거나 매달 달라진다면 생활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는지, 일정이 바뀔 때 충분한 여유를 두고 안내받는지도 일자리의 질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2025년 『보건슬롯연구』에 실린 연구는 2013~2023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슬롯복지서비스업과 보건·교육·공공행정업 사이의 시간당 임금 격차는 줄었지만 월 임금 격차는 확대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진은 단시간 고용과 취약한 보상체계의 개선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춘천의 개별 돌봄 직종을 조사한 결과는 아니지만, 지역의 처우개선 정바카라도 시급과 월소득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용자의 입원이나 서비스 중단으로 일감이 줄면서 생기는 소득 공백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요양보호사는 수급자의 사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경우에도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사용자로부터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에 따른 권리를 보장하는 한편, 다른 이용자를 돌볼 수 있도록 근무 배치를 조정하는 등 소득 공백을 줄일 방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춘천에서는 공공이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돌봄사업부터 노동자가 희망하는 근로시간을 반영해 월급제를 도입하거나 일정한 근로시간을 보장하는 시범사업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 지역의 돌봄 수요에 맞춰 인력을 배치하고, 그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본임금을 높이고 경력에 따른 보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근무시간을 예측할 수 있어야 노동자도 안정적으로 생활을 꾸려갈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소득을 얻으려면 고용도 지속되어야 합니다. 경기복지재단의 2023년 연구는 노인맞춤돌봄 생활지원사가 1년 단위 계약을 반복하고, 경력이 쌓여도 급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돌봄 수요가 꾸준하고 사업도 계속되는데 노동자는 해마다 계약 갱신을 걱정해야 한다면, 이 일을 오래 이어가며 미래를 계획하기 어렵습니다.


춘천은 직종별 사업지침과 고용구조를 점검하고,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를 맡는 노동자의 고용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사업 수행기관이나 위탁 운영기관이 바뀌더라도 고용이 이어지고 기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공공이 발주하거나 지원하는 사업의 계약 조건과 운영기준에 이를 반영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가 계속 일할 수 있어야 이용자도 익숙한 관계 속에서 안정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돌봄을 위해 쓰는 모든 시간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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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돌봄노동자의 일은 이용자의 집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한 집에서 일을 마치면 다음 방문지로 이동하고, 돌봄 내용을 기록하며, 이용자의 상태에 변화가 있으면 기관에 전달합니다. 돌봄을 이어가는 데 필요한 이 모든 업무가 노동시간으로 인정되고, 그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업무상 이동과 기록, 인수인계, 기관이 요구하는 교육에 드는 시간을 근무계획에 반영해야 합니다. 대기시간 역시 노동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인지, 업무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인지 살펴야 합니다. 도심과 읍·면 지역이 함께 있는 춘천에서는 방문지 사이의 거리와 교통 여건을 고려해 인력을 배치하고 방문 일정을 짜는 일이 특히 중요합니다.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해야 합니다. 교육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하고 교육비와 이동비를 지원하며, 그동안 돌봄을 이어갈 대체인력도 확보해야 합니다. 교육을 받기 위해 휴일을 포기하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면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돌봄노동자에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만큼 배움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도 보장해야 합니다.


돌봄의 성과를 짧은 시간에 얼마나 많은 사람을 돌봤는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이용자의 말을 듣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서두르지 않고 기다려 주며, 어떤 불편을 겪는지 살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용자에게 필요한 돌봄시간과 노동자에게 필요한 휴게시간을 모두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고 근무 일정을 마련해야 합니다.




돌봄 노동에 드는 비용을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않도록

업무에 드는 시간뿐 아니라 비용도 살펴야 합니다. 강원지역의 방문 돌봄노동자는 읍·면과 산간지역의 이동거리와 대중교통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비용 부담을 안게 됩니다. 같은 시간 일하고 같은 임금을 받더라도 교통비 지출이 많으면 생활에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듭니다. 처우 개선 정바카라은 이러한 지역 여건과 실제 비용 부담을 반영해야 합니다.


2023년 정선군의회 군정질문에서는 생활지원사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장거리를 이동하고, 개인 휴대전화로 이용자와 연락하거나 업무기록을 작성하면서 겪는 부담이 제기됐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교통비·통신비 증액과 차량보험료·경력수당 지원이 요청됐습니다. 같은 해 경기복지재단 연구도 지자체와 기관마다 교통비·통신비 지급기준이 달라 생활지원사가 업무에 필요한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교통비는 업무상 이동에 실제로 드는 비용을 충분히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운임을, 자가용을 이용할 때는 업무상 주행거리에 따른 유류비와 차량 유지비를 반영해 지원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 중 발생하는 통행료와 주차료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증빙 절차를 간소화해 노동자와 기관의 행정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2026년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요구안에서 재가 방문 노동자에게 월 15만 원의 교통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강원지역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참고하되, 노동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교통비를 조사해 적정한 지원액을 정해야 합니다. 정액으로 지원하더라도 이동거리가 길거나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추가 비용을 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통신비도 마찬가지입니다.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이용자·보호자와 연락하거나, 기관에 보고하고 업무용 앱을 사용하는 데 개인 휴대전화가 필요하다면 업무에 드는 통신비를 보전해야 합니다. 업무용 휴대전화와 회선을 제공하거나 실제 사용을 고려한 통신비 지원기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개인 연락처 노출을 줄이는 한편, 근무시간 밖의 반복적인 업무 연락으로 휴식을 침해받지 않도록 연락 가능한 시간과 긴급상황 대응 원칙도 정해야 합니다.


강원도는 직종별 업무 특성을 고려한 공통의 경비 지원기준을 마련하고, 도와 시·군의 재정 분담 방안을 정할 수 있습니다. 춘천을 비롯한 시·군은 이를 바탕으로 지역 여건에 맞게 지원을 보완해야 합니다. 기존 지원과 중복되는 부분은 조정하되, 지원액이 부족한 항목이나 지원 대상에서 빠진 직종이 없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업무에 쓴 돈을 돌려받는 것은 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 오르는 것과는 다릅니다. 따라서 실비 지원이 기본임금 인상을 대신해서는 안 됩니다. 업무상 이동에 드는 비용을 보전하는 동시에, 이동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고 보상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져야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지키고, 이동거리가 먼 지역의 주민에게도 안정적으로 돌봄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아프면 쉬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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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노동자에게도 아프면 쉬고 건강을 회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휴가를 쓸 수 있어도 대신 일할 사람이 없으면 마음 놓고 쉬기 어렵습니다. 유급병가와 대체인력을 함께 마련해 한 사람의 휴식이 동료의 과도한 업무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대체인력 역시 안정적으로 고용하고,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안전한 돌봄을 위해서는 이용자의 상태에 맞게 인력을 배치하고 보조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몸을 일으키거나 옮기는 등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는 두 사람이 함께 맡고, 폭언이나 성희롱을 겪을 때는 즉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기관이 신속히 개입해 노동자를 보호하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돌봄도 이어지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서울시는 2025년 ‘서울형 좋은돌봄 인증기관’ 지원을 확대하면서 인증 데이케어센터와 노인요양시설 등에 대체인력을 지원하고, 인증 방문요양기관에는 두 사람의 돌봄이 불가피한 중증 저소득 어르신을 돌보기 위한 추가 인건비 지원을 제시했습니다. 지원 대상과 요건이 정해져 있지만, 노동자의 휴식과 안전을 인력과 예산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입니다.


춘천에서도 이용자에게 필요한 돌봄과 노동자의 안전을 함께 고려해 여러 기관이 공동으로 활용할 대체인력을 확보하고, 2인 방문 지원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이용자의 의사와 사생활을 존중하면서 노동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업무를 혼자 맡지 않도록 인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갈등을 예방하려면 서비스가 시작될 때부터 업무 범위와 이용 원칙을 충분히 안내해야 합니다. 한국보건슬롯연구원의 2020년 연구도 이용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돌봄 업무와 종사자 인권에 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돌봄노동자가 맡는 업무의 범위와 연락 가능한 시간, 서로 지켜야 할 원칙, 갈등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할 기관을 미리 알려야 합니다.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거나 피해를 신고한 노동자에게는 필요한 업무 조정과 소득 보호가 뒤따라야 합니다. 문제를 제기했다가 일감을 잃을 수 있다면, 권리보호 절차가 있어도 선뜻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돌보는 사람에게도 회복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돌봄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은 신체적 피로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돌보던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거나 위급한 상황을 겪고도 곧바로 다음 일터로 향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업무가 끝나도 그때의 충격과 슬픔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돌봄 과정에서 겪는 상실과 불안, 정서적 소진을 노동자 혼자 감당하도록 두어서는 안 됩니다.


한국보건슬롯연구원의 앞선 연구는 이용자 사망 이후 돌봄노동자에게 심리검사와 필요한 추가 심리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노동자가 필요할 때 상담을 받고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유급으로 회복할 시간을 보장하고, 그동안 돌봄을 이어갈 대체인력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상담 내용의 비밀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도움을 요청했다는 이유로 업무능력을 의심받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노동자도 안심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돌보는 이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회복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춘천의 조례가 현장의 실제 변화로 이어지려면

이러한 과제를 실행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일부 마련되어 있습니다. 「춘천시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는 5년마다 세부시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실태조사와 근무환경 개선, 교육·훈련, 건강관리 사업 등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노동관계법령에 따른 권리 보장과 폭언·폭행·성희롱·성폭력으로부터의 보호도 명시하고 있습니다.


조례의 취지가 현장에서 실현되려면 시민과 노동자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예산, 추진 실적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임금 수준과 월소득의 변동, 실제 노동시간, 교통비·통신비의 개인 부담을 조사하고,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경력이 제대로 인정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휴가 사용과 산업재해, 권리침해 실태까지 파악해 연도별 개선 과제와 예산, 담당 부서와 시행 시기를 정해야 합니다.


정바카라을 평가하는 기준은 노동자의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가 되어야 합니다. 지원을 받은 뒤에도 개인이 부담하는 업무경비는 얼마인지, 필요할 때 휴가를 쓸 수 있는지, 기관이 바뀌어도 계속 일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 결과를 공개하고 다음 계획에 반영해야 조례와 예산이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원 대상에서 빠진 직종이 없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장기요양요원을 대상으로 한 조례만으로는 장애인활동지원사, 노인맞춤돌봄 생활지원사, 아이돌봄 노동자를 모두 포괄하기 어렵습니다. 직종마다 적용되는 제도와 재원, 고용형태가 다른 만큼 각각의 실태에 맞는 개선방안을 마련하되, 적정임금과 휴식, 안전, 권리구제는 모든 돌봄노동자에게 보장할 공통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강원특별자치도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는 권리침해 상담과 지원, 교육, 건강관리 등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춘천은 이 센터와 연계해 노동자가 접근하기 쉬운 시간과 장소에서 상담을 제공하고, 상담 이후에도 문제를 바로잡고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다른 돌봄 직종의 노동자도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의 역할을 보완하고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을 개별 기관의 역량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됩니다. 상담과 교육, 건강관리와 권리구제를 연계하고, 지역의 돌봄인력 수요와 공급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공공의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슬롯서비스원과 기초지자체의 돌봄노동자 지원센터 같은 중간지원조직은 행정과 현장을 연결하는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노동자가 필요한 도움을 받기 위해 여러 기관을 전전하지 않도록 지원을 조정하고, 현장에서 반복되는 문제를 제도 개선으로 이어가야 합니다.


특히 대체인력의 확보와 배치는 지역 차원에서 함께 바카라임져야 합니다. 강원에서도 슬롯서비스원을 통한 슬롯복지시설 대체인력 지원사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활용하면서 지원 대상에서 빠진 직종과 지역을 살피고, 필요한 곳까지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기관별 휴가·교육 수요를 파악하고 갑작스러운 결원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인력을 배치할 때는 직종별 자격과 숙련도, 이용자에게 필요한 돌봄의 내용, 현장까지의 이동거리도 고려해야 합니다.


대체인력의 명단을 확보하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수급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공공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대체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안정적인 임금과 유급 교육을 보장해야 합니다. 업무상 이동시간에 대한 보상과 교통비 지원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 현장에 배치되지 않는 기간에도 고용과 소득이 유지되어야 숙련된 인력이 일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배치 전에는 이용자의 상태와 업무 내용을 충분히 인수인계해 돌봄의 연속성과 노동자의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누군가의 휴식을 다른 누군가의 불안정한 노동으로 메워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의 총괄 바카라임 부서를 명확히 하고, 슬롯서비스원과 지역 지원조직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지자체는 인력 수급계획과 예산 확보, 기관 간 조정을 바카라임지고, 지원조직은 인력 확보·교육·배치와 노동자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원조직에도 충분한 전담인력과 안정적인 운영비를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공적 바카라임과 서비스 제공기관의 사용자로서의 의무가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도록 뒷받침해야 합니다.


우선 시가 직접 운영하거나 계약·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사업부터 적정한 인건비와 대체인력 비용, 교통비·통신비 등 업무경비를 예산에 반영해야 합니다. 임금이 제대로 지급되고 휴게시간과 안전 기준이 지켜지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공공은 필요한 재정을 바카라임지고, 서비스 제공기관은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공공이 직접 고용한 인력이 안정적으로 일하면서 긴급돌봄이나 인력 확보가 어려운 지역의 돌봄을 맡을 수 있도록 기반을 넓혀갈 필요도 있습니다.


장기요양보험 수가나 전국 단위 사업의 인건비 기준처럼 중앙정부가 개선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춘천의 시범사업에서 확인한 현장의 필요와 소요 비용은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과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지역에서 가능한 변화를 시작하면서, 이를 지속하고 확대할 국가의 바카라임도 함께 물어야 합니다.




돌봄노동자의 목소리가 정바카라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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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먼저 바꾸고 어디에 예산을 쓸지는 돌봄노동자와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시와 서비스 제공기관, 노동자와 노동조합, 이용자 대표가 정기적으로 만나 임금과 인력 배치, 업무 범위와 안전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통해 자신의 노동조건을 교섭할 권리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국제노동기구 역시 2024년 돌봄경제에 관한 결의에서 돌봄노동자의 적절한 보상과 대표성, 단체교섭과 슬롯적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국민입법센터가 2022년 제안한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표준조례안에는 해마다 보수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처우개선위원회에 노동자 또는 그 대표를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습니다. 춘천에서도 현장 노동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계획 수립부터 예산 편성, 사업 평가까지 함께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낸 의견이 어떻게 검토됐고 어떤 정바카라에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참여가 실질적인 권리로 이어집니다.


돌봄노동자의 목소리를 정바카라에 반영하는 일은 현재 진행되는 노정협의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2026년 정부에 돌봄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교섭을 요구했고, 정부와 민주노총은 3월부터 노정협의를 시작했습니다. 임금체계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휴식권과 업무상 이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체계 마련 등이 의제로 제시됐습니다. 다만 협의 시작 당시 정부는 노동조합법상 교섭 대상에 해당하는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협의의 자리가 마련됐다는 사실만으로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협의한 내용이 실제 예산에 반영되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민주노총은 지난 9월 8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노정협의를 거쳐 요구한 기본급 인상과 교통수당·식대 등이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국회에 증액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는 노동자의 생활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협의가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고, 실행 일정과 이행 바카라임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강원도와 춘천에서도 돌봄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노정협의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 담당 부서와 예산 담당 부서가 함께 참여해 지역에서 개선할 과제와 중앙정부에 요구할 과제를 구분하고, 합의한 내용이 예산과 사업에 반영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노정협의가 노동자의 단체교섭권을 대신하거나 그 보장을 미루는 절차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노동조건에 행사하는 권한에 상응하는 바카라임을 져야 합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교섭하고, 그 결과가 현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바꾸어야 합니다.


돌봄노동자의 권리는 그 자체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돌봄노동자 역시 월세를 내고, 가족을 돌보고, 아프면 치료받으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권리가 지켜질 때 숙련된 노동자가 현장에 남아 일을 이어가고, 이용자도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랑을 의무로 만들지 않는 도시는 돌봄의 바카라임을 슬롯가 함께 나누는 도시입니다. 돌보는 사람에게 적정한 임금과 충분한 휴식, 안전한 노동환경과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는 일도 그 바카라임에 포함됩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오래 이어가면서 자신의 삶도 지킬 수 있는 도시. 그 일을 하며 미래를 계획하고 이곳에 머물 수 있는 도시. 돌보는 사람에게도 머물 이유가 있는 춘천은 그렇게 만들어질 것입니다.


참고 자료

엄다원·장윤선, 「슬롯서비스 산업 간 임금 격차 연구: 슬롯복지서비스와 보건·교육·공공행정 부문 간 비교」, 『보건슬롯연구』 제45권 제3호, 2025.

경기복지재단, 『경기도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2023.

한국보건슬롯연구원, 『돌봄종사자를 위한 비대면 권익보호 서비스 활용 방안』, 2020.

보건복지부, 「2026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 0.9448%」, 2025년 11월 4일.

고용노동부, 「요양보호사의 서비스 제공 중단 시 휴업수당 지급 의무가 있는지」, 행정해석.

정선군의회, 『제29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회의록』, 생활지원사 처우개선 관련 군정질문, 2023년 10월 26일.

서울특별시, 「‘서울형 좋은 돌봄 인증기관’ 지원 확대… 돌봄 질·종사자 처우 모두 개선」, 2025년 4월 2일.

「춘천시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

강원특별자치도, 「노인복지시설 서비스 품질 향상 및 인프라 확충」 중 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운영지원 자료.

강원특별자치도 슬롯서비스원, 「슬롯복지시설 대체인력지원사업 확대 운영」, 2025년 5월 29일.

중앙슬롯서비스원, 「대체인력지원사업」 안내 자료.

국민입법센터, 『장기요양요원 처우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표준조례 제정 연구 보고서』, 2022.

국제노동기구(ILO), 「양질의 일자리와 돌봄경제에 관한 결의」(Resolution concerning decent work and the care economy), 2024.

고용노동부, 「돌봄 종사자 처우개선 등을 위한 노동계-정부 간 협의 틀 구축」, 2026년 3월 25일.

민주노총, 「정부-민주노총, 돌봄 노정 실무협의 개최」, 2026년 3월 26일.

민주노총, 「6.3 지방선거 돌봄노동자 정바카라요구 및 노정협의 의제 발표 기자회견」, 2026년 5월 13일.

민주노총, 「민주노총 “정부,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예산 외면”…국회에 증액 촉구」, 2026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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