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쓰지 않는다

글 쓰는 에너지를 얻는 방법

by양혜원



요즘 루틴이 생겼다.

등원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간단히 집안을 정리하고 키보드를 잡는다. 그렇게 그냥 쓴다.


놀랍게도,

매일 조금씩 하다 보니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당연하게 됐다. 글의 퀄리티가 좋든, 좋지 못하든, 어떻게든 문장을 이어간다. (심각한 수준 이하의 글은 문제가 있지만!) 내 안에 쌓인 단어들을 열심히 풀어놓는다.


이렇게 루틴화하게 된 계기랄까?

내 입으로 직접 말하기는 좀 민망하지만, 그 시작은 '대작가에 빙의하기'에서 비롯됐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임경선 작가님의 바카라을 읽어본 결과다. 그분들의 글 쓰는 삶은 상당히 단조롭게 구성되어 있었다.


{달리기/ 독서/ 글쓰기}

딱 이 3개의 파트가 큰 틀로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가족과 대인관계, 집안일 등 기타 생활적인 부분들도 있지만 말이다. 굵다란 나무 기둥에 딸린 큰 줄기는 이 세 가지였다.


대가들의 삶처럼 나도 일상을 단순하고 루틴하게 돌릴 필요가 있었다. 글을 쓰기 위해서. 보다 잘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이 술술 써지지 않는 날이 있다. 그럴 땐, 온라인카지노나 다른 SNS 속 다른 분들의 글을 정독하고 댓글을 단다. 공감 댓글로 소통을 이어가면 머리에 흐름이 생기기 시작한다. 새로운 자극의 유입이다.


한편으론 일부러 시간을 내어 독서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이번 김애란 작가님의 신간 <그랬다고 적었다>를 바로 구매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애란 작가님은 글을 쓰시며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정평이 나있는 작가님들의 집필 활동이 궁금해서 일부러 그들의 산문을 펼친다. 이 또한 대가들로부터 노하우를 배우는 순간이다. 내가 가기에는 요원한 경지지만, 그래도 잠깐이나마 이입해 보며 동경의 마음을 키운다. 그럼 다시 나의 글로 되돌아올 수 있다.


요즘에는 소설이 당기기도 한다. 예전에는 소설이라는 장르를 거의 읽지 않았는데 말이다. 왜냐하면 허구의 인물들이 내 삶과 매칭이 안돼서랄까? 그땐 상상이라는 나래를 펼칠 여유조차도 없던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실이 여유롭지 못해도 소설은 나를 어딘가로 데려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용에 푹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 만큼.


손에 꼽을 만큼 드물게 읽었었던 추리소설. 이제는 귀하게 모셔와서 정성껏 읽는다. 상황 설정과 트릭이 얼마나 촘촘하게 짜여있는지 느끼고 싶어서다. 그 밀도 높은 구성과 로직을 내 글에도 데려오고 싶다는 마음으로. 요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투명한 나선>을 읽는 중이다. 빠른 전개 속에서 예측불가한 내용이 흥미진진하다.




이렇게 나는 글을 쓰고, 글을 쓰지 않는다.


글을 쓰다 써지지 않을 때는 잠시 리프레시를 하고 온다. 여러 종류의 문장과 작품들을 통해서. 읽으며 글 쓰는 에너지를 얻고 다시 바카라상에 앉아 내 세계를 펼친다.


글 쓰는 에너지를 회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읽고 쓰는 것!


이제 달리기만 더 열심히 뛰면 되는 건가? 밖으로 나갈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