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를 떨치고 싶을 땐 인왕산!

마음 다잡고 긍정의 힘이 필요할 때는 역시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이 제격

by곽한솔

여름이지만 인왕산에 다녀왔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뭔가 어수선하여 다잡을 필요가 있었고 앞날에 대한 불암감을 털어 내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올랐다. 다만 더 더워지기 전인 아침 일찍 산에 올랐다.


인왕산은 분기에 한 번은 꼭 찾았었다. 다만 최근에는 비교적 능선이 완만하여 오르기가 더 쉬운 기차바위 방면으로 올라가곤 했었다. 혹시 등산에 다소 자신이 없다면 이 코스를 강력히 추천드린다.


그전에는 무악청구아파트 방면에서 올라갔었고 범바위 쪽이 아닌 다른 갈래로 내려와 봤었다. 그러다, 오래간만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 쪽, 그러니까 한양도성 성벽 라인으로 올랐다. 가파르지만 짧고 굵은 오르막 경사를 이겨내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긴 하기에 범바위 방향보다는 오르기가 낫다고 본다.



요즘 살도 많이 찌고 운동할 여력이 안 돼 체력도 좋지 못했기에 무리하지 않고 가파른 오르막 한 고개 넘어서면 충분히 쉬는 것을 반복했다. 쉴 때마다 옆이나 뒤를 바라보는데 경관은 역시나 대단했다. 중간 지점 아래 부근의 위치에서도 경복궁 방면의 도심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8시쯤임에도 벌써 하산하는 등산객들이 보였다. 그냥 하산이 아니라 러닝 크루로 추정되는 여러 명으로 구성된 몇몇 그룹이 뛰어서 내려오기도 하더라. 아무쪼록 뛰는 분들이 유독 많이 보였던 오늘, 나는 여기에 휘말리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올랐고 이내 정상에 도착했다.



구름이 많이 낀 날이라 지난번 왔을 때보다는 맑은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저 나름대로 운치 있어 좋았다. 가파른 길을 오르는 과정에서 다소 번잡했던 마음은 올랐던 만큼 비례해서 사라졌고 정상에서는 완전히 잊을 수 있었다.


오늘은 정상에서는 인증숏만 찍고는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 성벽길을 끝까지 걷고자 범바위 방면으로 출발한 것이다.


여담으로, 반대쪽에서 오를 경우 범바위 부근이 마치 정상과 같이 느껴질 정도의 체력이 소요되는데, 여기서 또 정상까지 올라야 하기에 더 힘들다. 반면 정상에서 범바위로 가는 길은 수월하여 여유롭게 걸어 나갔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에서 범바위 및 인왕산 곡성이 보이는 풍경은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뷰다. 가운데는 한양도성이 가로질러 있는데 탁 트이는 뷰가 내 마음도 탁 트이게 해주는 것 같아 내가 그렇게도 좋아한다.


인왕산 곡성 부근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기 전, 우측 무악청구아파트 방향으로 빠지는 길이 있다. 그 계단을 잠시 내려와 보길 추천드린다. 왜냐하면, 옛 성벽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등산 코스에서는 근대에 복원한 성체 위의 여장만을 보기 때문에 예전부터 있었다는 그런 실감은 크게 들지 않는다. 하지만 여장 아래의 성체와 500년 된 성벽돌을 보는 순간 문화유산임을 실감하게 된다. 산이기에 성벽 바깥길을 쭉 둘러 가는 길은 없지만 짧게나마 이 모습을 볼 수 있으니 봐보셨으면 한다.


다시 계단을 올라서는 반대편 정상 부근을 향해 사진을 찍었다. 한양도성 인왕산 구간을 대표하는 뷰라고 생각되는, 역시나 내가 사랑하는 뷰다. 이어서 범바위에서는 서울남산타워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확 트인 속 시원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많이 봐왔던 관계로 그리고 여름의 무더위 이슈로 잠깐 머무른 후 바로 하산했다. 여기서도 사실 꽤 많은 길을 가야 하기에 서두른 것도 있다.



예전에 아마도 데크 공사로 통제돼서 못 갔던 것 같은데, 아래에 내려와 보니 성벽 바깥길이 있었다. 다음에는 이 길로 올라가 보려 한다. 그리고 이 지점부터는 성의 바깥길로 내려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옛 성벽을 바라보며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고즈넉하고 아늑한 기분을 주며 왼쪽에는 성벽 오른쪽에는 나무가 우거져 있는데 그 가운데를 걸으면, 이곳이 천국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 번잡한 마음이 사라졌다면 이 구간에서는 이를 넘어서서 치유와 힐링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나무 혹은 숲길이 끝나고는 마을길로 이어지는데 마찬가지로 내가 사랑하는 구간이다. 그 위까지는 성벽과 자연의 조화였다면, 아래에는 성벽과 마을 그리고 사람이 조화를 이룬다. 따스한 느낌을 주는 데,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를 토닥토닥 다독여주는 듯한 길이었다.


장충체육관 및 신라호텔 왼쪽의 다산 성곽길이 이러한 형태의 대표적인 길이며 필자가 가장 사랑하는 길이니 기억에 두셨다가 그 길을 걸어보시길 바란다.






인왕산 한양도성 순성길 중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는 순간에는, 복잡한 마음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완만한 길을 걸을 땐 행복하고 힐링되는 기분을 느꼈다.


조용한 등산을 원한다면 평일의 북악산(백악산)을, 예쁘고 걷기 좋은 길을 걷고 싶다면 낙산을 추천드린다.


복잡하고 부정적인 마음을 떨치고 싶을 때는, 인왕산 등정이 제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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