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름없는 고통은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

by신안골 임작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입니다.

시인은 이름을 불러 주는 일이 단순히 대상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감정은 그저 막막한 고통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불안, 외로움, 수치심, 두려움, 분노...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감정을 경험하지만, 그 감정이 왜 생기는지 알지 못한 채 살아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면 이유를 찾기보다 먼저 자신을 탓합니다.

'내가 이상한가 보다.'

'내가 너무 예민한가 보다.'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

이름 없는 고통은 사람을 점점 더 외롭게 만듭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한 여성이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았습니다.

오후에 온라인 게임 상사에게 보낸 메시지가 아직도 읽히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혹시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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