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강로봇 갑상선수술 후기
- 2024년 12월 건강검진에서 처음 갑상선 결절 의심 결과 들었으나 1년 넘게 방치
- 2026년 3월 12일 개인 갑상선외과에서 조직검사
- 2026년 3월 13일 유두암 의심 소견으로 보라매병원 예약
- 2026년 3월 14일 보라매병원 초진 및 수술 일정 잡음
- 2026년 4월 1일 수술 전 CT, 혈액, 소변 등 검사
- 2026년 5월 12일 입원
- 2026년 5월 13일 오후 2시 수술 (수술 시간 총 2시간, 수술 전후 처치 및 회복실 각 1시간 정도)
- 2026년 5월 15일 퇴원 (총 3박 4일 입원)
나는 보라매병원 채영준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 최근 교수님께 수술을 받았다는 후기가 없어 걱정하였으나 잘 끝나, 정보 공유 차원에서 이 글을 작성한다.
일단 수술 하루 전날 입원하는데, 나는 언니가 보호자 역할을 하기로 합의한 상태였기 때문에 간호간병통합병동이 아닌 일반 병실로 배정받았다. 이전 후기들을 봤을 때 간호간병통합병동만 된다는 말이 많아 걱정했는데(언니가 내 심신 안정을 시켜주기 때문에 옆에 필요했다ㅠㅠ) 다행히 입원 수속 때 요청하니 일반 병실로 배정해줬다. 수술 전날 교수님이 잠깐 들러 수술 당일날 좀 아플테니 잘 버텨보라는 격려 아닌 격려(?)를 해주시고 가셨다. 대체 얼마나 아프길래 교수님도 저렇게 말씀하실까 엄청 걱정했다.
수술이 다음날 오후 2시로 잡혔지만 물 포함 금식은 전날 자정부터였다. 그래서 밤에 간식 같은 것들도 조금 먹어두고 금식을 시작했다. 그 사이 마취과 선생님이 오셔서 마취 동의서에 사인을 했고, 주치의 선생님이 오셔서 수술 동의서에도 사인을 했다. 오후 수술이라서 팔에 주사 잡는 건 수술 당일 오전에 했다! 물론 혈관이 안 잡혀서 오른손잡이임에도 오른팔에 주사를 연결해 화장실 다닐 때 너무 불편했다. 이외엔 수술을 기다리는 것 말곤 할 게 없었다!
수술 당일 극적으로 일정이 당겨져 오전 수술을 하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나는 오후 1시 반쯤 간호사님의 부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수술 준비를 마쳤다. 얼마 안 있어 이송 직원이 베드를 끌고 와서 거기 누워 수술실까지 이동했다. 천장에 불빛을 지나며 수술실로 향하는 길이 정말 드라마 같다고 생각했다. 수술을 처음 사람들께 말하자면, 바로 수술실로 들어가진 않는다. 수술 전 대기실(?) 같은 곳이 있는데 그곳에 나처럼 이송베드에 실려온 환자들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대기실 천장에는 '당신도 건강하게 나갈 수 있습니다' 뉘앙스의 희망적인 문안들이 적혀있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개인 정보 확인하고, 수술 모자 씌워주시고 한다. 거기에서 한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15번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은 막 엄청 춥다까진 아닌데 서늘했다. 에어컨 22도~24도로 빵빵하게 틀어둔 느낌이랄까? 들어가서 이마랑 팔, 다리에 내 바이탈을 체크할 이것 저것을 붙이고 개인정보 및 수술할 부위를 또 확인한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산소 마스크 같은 것을 입에 대주며 숨을 깊게 들이쉬라고 하는데, 그게 바로 마취가스였다. 교수님이 수술실로 들어오심과 동시에 나는 마취로 인해 잠들었다.
회복실에서 간호사님의 일어나라는 말에 눈을 떴다. 다른 후기에서는 마취에서 깨기가 힘들었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바로 깼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목에 통증이 느껴지는데, 엄청 심한 독감에 걸렸을 때 목 통증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솔직히 통증보다는 숨을 쉬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목과 코에 가래와 콧물이 잔뜩껴서 호흡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기침을 했는데 알고보니 갑상선 수술 후 기침하면 안된다고 한다.(머쓱!) 아무튼 숨이 너무 막혀서 간호사님을 불러 코 좀 풀게 해달라고 하고 코를 풀었으나 가래가 너무 껴서 호흡이 원활하진 않았다. 거기에 더해 서늘한 수술실에서 몇시간 잠들었던 탓에 체온이 많이 떨어져서인지 입이 딱딱 부딪힐 정도로 추웠다. 그 모습을 본 간호사님들이 이불 안으로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호스(?)를 여러 개 넣어주셨다. 그렇게 30분 정도 몸을 데우다가 병실로 올라갔다.
병실로 올라가니 가래 제거제도 바로 주사로 놔주시고 진통제도 놔주셨다. 나는 진통제를 잘 받는 편이었는지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입과 목 주변이 당기로 불편했지만 움직일 순 있는 정도였다. 병실로 올라온 직후에 교수님도 잠깐 들러 내 상태를 살피셨다. "좀 어때요?" 하시길래 "좀 아파요..." 했더니 살 만 해 보인(?) 건지 웃으면서 내 어깨를 툭 치시곤 수술은 잘 됐고, 성대도 안 건드리고 살렸다고 하시곤 자리를 뜨셨다. 그리고 전신마취 수술을 했기 때문에, 병실로 올라온 뒤 2시간 30분 안에 소변을 봐야 했는데, 소변을 스스로 보지 못하면 소변줄을 넣어야 한다고 했다. 소변줄은 정말 끼기 싫어서 소변을 보려고 노력했는데, 정말 안 나오는 거다! 방광도 마취에서 깨는데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나 싶었다. 3번의 시도 끝에야 소변이 나왔고 다행히 소변줄을 끼는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입 주변을 잘 움직일 수 있는 편이어서 당일 저녁부터 죽으로 나온 식사를 반 공기 정도는 먹을 수 있었다. 물론 병실로 올라온 뒤 4시간 정도 지나자 진통제 효과가 떨어져서 다른 종류의 진통제를 추가로 맞았다. 내 경우엔 진통제 효과가 최대 4시간 정도 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 후기에서는 이튿날 부턴 훨씬 괜찮아진다고 하던데 나는 이튿날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근데 외과적 수술 이후에 열이 나는 건 흔한 증상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튿날부터는 먹는 진통제로 열 나는 것을 버텼다.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퇴원 후에도 이틀까진 열이 났다. 그러니까 수술하고 5일 정도는 38도 정도의 열이 나는 상태로 지냈다. 사바사인 것 같긴 한데 열이 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성대를 건드리지 않았다고는 하나 가래가 계속 있어 수술 후 5일까지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소리가 잠겨 아예 쇳소리가 났고, 계속 물 마시고 말 하다 보면 오후엔 목소리가 좀 나오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진짜 심한 독감에 걸렸을 때랑 똑같은 증상이라고 보면 된다. 처음엔 열도 안 내리고 목소리도 안 나와서 엄청 걱정했는데 수술한지 3주 정도 된 지금은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경구강 로봇 수술을 했기 때문에 입 안으로 꼬맨 흔적이 씹을 때마다 느껴졌다. 통증 측면에서 말하자면 입 안 절개한 부분이 막 아프진 않다. 대신 목구멍이 너무 아프다. 침 삼키기 힘든 상태, 위에서 말했듯이 엄청 심한 독감에 걸린 상태랑 비슷했다. 나의 경우 진통제가 잘 받는 편이어서 그 이상의 고통은 느끼지 못했다. 이외의 특이사항은 없었어서 입원 4일째 되는 날 정상적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다음 편은 입원 및 수술 Q&A 형태로 들고 와 볼 예정이다! (바뀔 수도 있음....)
부디 갑상선암 수술을 앞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