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소설가가 될 수 있을까

문학동네 신인상 응모 소감

by김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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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시들지 않는 꿈이 있다. 내게는 소설가라는 꿈이 그렇다. 10대 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다. 당시는 《퇴마록》으로 대표되는 PC통신 소설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그런 소설을 읽으며 나도 소설을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후로 30년이 넘도록 소설을 못 썼다. 아주 안 쓴 것은 아니었다. 소설을 쓰려고 시도했던 적은 여러 번이다. 하지만 번번이 짧은 소설 하나 완결을 못 하고 포기했다. 내 글이 쓰레기 같아서 버틸 수가 없었다. 나는 도무지 재능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런 무력감을 돌파할 힘이랄까, 의지가 없었다.


그러면 차라리 꿈을 접었다면 편했을 텐데 그것도 아니어서 늘 언젠가는 소설을 써야겠다는 다짐만 희미하게 살아 있었다. 돌파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마흔네 살이던 작년(2025)의 일이다. 진주문고에서 서장원 작가가 진행하는 엽편 소설 쓰기 프로그램이 개설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고민 끝에 등록했다.


매주 과제로 소설을 써서 합평하는 수업이었다. 소설을 쓰는 것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엽편 소설, 초단편 소설이니까 그 정도 분량을 쓸 시간은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합평이었다. 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공개적으로 평가를 받는다니. 이제껏 쓰레기라는 것만 확인하고 폐기했던 내 소설을.


집 근처에서 등단 작가의 지도를 받을 기회가 인생에 몇 번이나 찾아올까. 눈 딱 감고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었다. 과제니까 매주 짧은 소설을 완성해야 했다. 중도에 포기란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리 쓰레기 같아도 억지로 끝까지 썼더니…… 초고는 매번 쓰레기였다. 예외없이. 하지만 고치고 또 고치면 쓸 만했다. 예상외로.


그 수업을 계기로 소설을 쓰는 재미를 알았다. 그리고 내가 어쩌면 재능이 있을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렇다고 이후로 소설을 즐겨 쓰게 되진 않았다. 사실은 거의 쓰지 않았다.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괴로운 과정이기 때문에 미루기만 했다.


그렇다고 30년 만에 찾은 재미와 재능을 마냥 썩히긴 아까웠다. 그래서 이번에 2026 문학동네 신인상에 응모했다. 소설 부문은 단편 2편을 제출해야 하는데 1편은 기존에 썼던 작품을 손봐서 내고, 남은 하나는 새로 썼다. 휴일을 제외하고 일주일 동안 틈틈이. 막판 사흘은 생업도 미뤄두고 집중해서. 어떻게든 마감에 맞추기 위해 기를 쓰고 썼다.


그러면서 위의 만화에 그린 것처럼 꿈에서도 소설을 쓰는, 그리고 소설 속에서 묘사한 감정이 그대로 내 감정으로 전이되는 일종의 ‘과몰입’을 경험했다. 신선하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취미로 글을 오래 썼지만 그 정도로 글과 내가 하나로 된 적은 처음이었다.


당선작은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 실린다고 한다. 당락을 떠나서 이렇게 또 작품을 완결했다는 것 자체에 보람을 느낀다. 해묵고 때 묻은 꿈을 쓱쓱 닦아서 다시 인생의 지표로 삼은 나를 스스로 응원한다.


혹시 오랫동안 이루지 못한 꿈이 있으나 자꾸만 그 꿈을 향한 달리기를 미루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공모전처럼 마감이 정해진 일에 도전하기를 권한다. 그러면 마감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라도 달리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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