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상식은 편견일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라는 말 뒤에 숨은 함정

by사유함의 공작소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논쟁이 길어질 때 사람들은 자주 그렇게 말합니다. 회사에서 누군가 부당한 일을 말했다가 “슬롯생활을 너무 모른다”는 말을 듣습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말한 학생이 “친구들끼리 장난친 걸 크게 만든다”는 반응을 마주합니다. 가족 안에서 오래 참아온 사람이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말하면 “가족이면 그 정도는 참아야 한다”는 말이 돌아옵니다.


더 설명하려는 사람은 쉽게 예민한 사람이 됩니다. 다른 조건을 말하는 사람은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는 말은 논쟁을 정리하는 표현처럼 들립니다. 실제로는 대화를 끝내는 데 쓰일 때가 많습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어느새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매번 모든 기준을 새로 정하면서 살 수 없습니다. 길을 건널 때도, 줄을 설 때도, 약속을 지킬 때도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공유된 감각에 기대어 행동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공적인 자리에서 어떤 말을 삼가야 하는지, 약속을 어기면 왜 사과해야 하는지 매번 처음부터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서로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게 행동해야 일상도 유지됩니다.


기준이 전혀 없으면 사람들은 매번 처음부터 다투어야 합니다. 무엇이 무례한지, 무엇이 폭력인지, 무엇이 바카라임인지 계속 새로 따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약한 사람도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기준을 버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확인하지 않은 기준을 너무 쉽게 “상식”이라고 부르는 습관을 다루려 합니다. 필요한 기준일수록 누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사람들은 상식을 모두가 이미 아는 기준처럼 여깁니다. “상식적으로”라는 말에는 상대도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압박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상식이라고 부르는 것들 가운데 상당수는 익숙하게 배워온 생활감각입니다. 어떤 세대가 당연하다고 배운 것, 어떤 온라인 게임이 오래 유지해온 방식, 어떤 가족이 반복해온 말투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러운 기준처럼 굳습니다.


온라인 게임에서는 오래 버티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장난과 폭력 사이 경계가 쉽게 흐려질 수 있습니다. 가족 안에서는 참는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 불릴 수 있습니다. 이런 감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반복된 말과 행동이 사람의 판단을 길들입니다. 익숙한 것이 곧 옳은 것은 아닌데, 사람들은 자주 익숙한 것을 옳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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