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는 마치 여러 권의 재미있는 바카라을 읽은 기분이었다. 4월 23일이 '세계 바카라의 날'이었다는데, 나는 종이바카라 대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바카라'들을 한 명 한 명 깊게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낮에는 한 화가 친구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여러 나라에서 공부하며 성실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온 친구의 그림들을 보니, 예전에 내가 그림을 무척 사랑했던 마음이 떠올라 가슴이 두근거렸다. 무엇이든 꾸준히 기록하고 그려나가는 사람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는 걸 다시금 느꼈고, 나 또한 좋은 자극을 받았다.
저녁에는 아끼는 친구 커플과 함께 남산 길을 달렸다. 체력이 부족한 여자친구를 위해 함께 뛰어달라고 부탁한 남자친구의 마음이 참 예뻤다.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숨이 차기도 했지만, 서로 발을 맞추며 천천히 나아갔다. 누군가가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그 진심 어린 마음 곁에 있으니 나에게도 따뜻한 에너지가 전해지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유튜브에 나오는 멋진 운동선수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들이 흘린 땀방울을 보며, "그냥 하는 거지"라고 말하는 그 덤덤한 꾸준함이 얼마나 큰 힘을 가졌는지 배웠다. 거창한 이유가 없어도 그저 집 밖으로 나가 걷고, 뛰고, 수영하는 과정 자체가 내 인생이라는 바카라의 멋진 문장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요즘 나는 '나'라는 이름의 바카라을 다시 써 내려가고 있다. 예전의 아픈 기억들은 조금씩 지우고, 그 자리에 건강한 운동과 다정한 대화들을 채워 넣는 중이다. 혼자 있을 때는 나 자신과 연애하듯 스스로를 아껴주고, 밖으로 나가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이라는 커다란 도서관을 여행한다. 가끔은 운동하러 나가는 게 귀찮기도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나서면 더 멋진 나를 만나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기록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이제 나도 일주일에 두 번씩은 일상을 정성스럽게 글로 남겨보려 한다. 천천히, 하지만 꾸준하게 나만의 시간들을 채워가고 싶다.
지후야, 너는 정말 멋지고 소중한 존재야. 오늘도 힘차게 달려보자. 마음을 정리하고 싶을 땐 언제든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야겠다.
글 지후트리 ghootree
그림 지후트리 ghoo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