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 강물로 흐른다
높이 떨어져 구겨진 하늘 아래
전설은 형벌처럼 몸에 화인을 남긴다
강변 금계국으로 피어나
낮게 출렁이는 울음들
진초록으로 돋아나는 날 선 기억들
고란사 그윽한 범종은
백마강 굽은 허리 다독이다가
낙화암 올라앉는다
너는 유일한 목격자
그날처럼 하늘은 깊어서
꽃은 피어서
삼천의 절벽을 한 몸에 받아 안고서
늘 수평을 유지하는 이 평정심의 수위는.
들끓는 원혼 어찌 다스리는가
오늘은 망국의 백성이 되어
수천 년 빚은 서늘한 네 침묵
강물에 흩뿌려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