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덕 밭에서 시간(詩間) 있으세요? 더덕 밭에서 풀을 뽑는다 향기로 수다를 떠는 더덕 옆에 봄까치꽃 개망초 꽃다지 냉이 별꽃풀 어린잎과 꽃들이 어제 내린 비에 ' 와아 ' 일어섰다 이들은 봄을 세운 주역들 어줍잖은 내가 잡초 아닌 잡초를 뽑는다는 게 미안하고 죄스러워진다 이 봄에 난 누구의 가슴에 꽃 한번 피운 일 없 다 호미를 던져놓고 먼 이런 개 같은 세상이 다 있냐고 욕 한마디 못하고 밭둑에 앉아 남의 땅에 선 더덕만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