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
MIT 뇌인지과학과정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리고 팬데믹 이후 우울증과 함께 살고 있다. 이 오랜 시간 동안 우울증과 함께하면서 배운 것이 하나 있다. 우울증의 치료란 우울증을 완전히 없애는 방향이 아니다. 오히려 우울증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는 것에 가깝다.
이 이야기는 나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없다.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하다. 특히나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아주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대, 20대 30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미국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미국의 고등학생의 20%는 지난 1년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자살을 고려했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를 찾으러 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정신과 진료 기록이 보험 가입이나 취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우려를 가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이는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에 방문하기까지는 적어도 5~6개월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상 속에서 매일매일 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로 과학적으로 증명된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마음 챙김이다.
마음 챙김이란 현재 순간에 집중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에 대한 메타인지를 키우는 것을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실천할 수 있고, 공짜다. 간단하게 바카라이나 영상, 오디오를 통해서 배우고 나면 혼자서도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
마음 챙김은 불교에서 기원했지만, 오늘날에는 그 효과에 대한 방대한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뇌인지과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들은 마음 챙김이 스트레스, 불안, 부정적 감정을 줄여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있는 연구실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마음 챙김이 더 좋은 성적, 더 높은 표준화 시험 점수, 더 적은 결석, 더 적은 학교 징계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것도 부족하다면 다른 증거가 또 있다. 바로 마음 챙김이 뇌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증거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라는 중요한 뇌 회로가 있다. DMN은 우리가 잡생각(Mind-wandering)을 할 때, 특히 "나"를 주어로 사용하는 자기 참조적 사고와 내적 언어에 빠져있을 때 활성화된다. 과도한 DMN 활성화는 불안과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마음 챙김 수련은 DMN 활성화를 줄이고 주의 통제력을 향상한다.
마음 챙김을 실천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는 호흡 수 세기(BCT)라는 것인데,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호흡에 집중하며 숫자를 센다. 1부터 8까지 숫자를 셀 때는 A버튼을 누르고, 9번째 숨에서는 B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이 결과 자체가 마음 챙김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보여주고 우리가 얼마나 평소에 잡생각으 많이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지표다.
BCT를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궁금하면 한번 이메일을 남겨주시면, 테스트를 보내드리겠다.
흥미로운 점은 BCT가 메타인식, 즉 자신의 주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의 지표로서 인지신경과학 연구에서 검증되었다는 것이다. BCT 정확도가 높을수록 더 높은 마음 챙김 수준과 더 낮은 잡생각과 관련이 있었다.
하버드 연구자들은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이 잡생각에 쓰인다고 추정했으며, 잡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우울하거나 불안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정신건강문제는 단순히 "치료"를 통해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 그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마음 챙김은 내게 있어 우울증과 친구가 되는 법을 배우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도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