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뉴욕에서는 전기자동차가 누비고 다녔다고?

잊고 있었던 당신의 꿈을 뒤적거려 보세요

전기자동차는 최신 문물이지요.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조용할 뿐만 아니라 성능도 월등해서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신문물에 대한 거부감 혹은 안정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머뭇거리는 분들도 있기는 합니다만, 미래는 전기자동차라는 공감대는 이미 만들어진 듯합니다.


전기자동차의 역사


하지만 전기자동차가 가솔린엔진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보다 훨씬 먼저 자리를 잡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겁니다. 실제로 포드에서 모델 T를 생산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전기자동차는 가솔린자동차보다 더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자료(미국 인구조사국, '1900년 제조 인구조사’)에 따르면 1900년 미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자동차의 점유율은 약 38%에 달했습니다. 나머지 62% 중 약 40%가 증기자동차였죠. 내연기관 자동차는 22%에 불과했답니다. 뉴욕 곳곳에 충전 시설이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대중적이었다고 합니다.


유럽의 경우는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20세기 초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도심의 택시를 전기자동차로 사용했고 포르셰는 모터와 내연기관을 결합한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의 역사에서 내연기관만큼이나 초기에 만들어져 사용해 왔다는 이야기죠.


이랬던 전기자동차는 왜 내연기관 자동차에 밀려나게 되었을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아무래도 가격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포드자동차의 모델 T가 나오면서 대량생산으로 가솔린자동차의 가격이 엄청나게 떨어졌지만 전기자동차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유럽에서는 다이믈러벤츠 등의 가솔린 엔진에 밀려 전기자동차는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지요.

두 번째는 도로망이 발달하면서 장거리를 달려야 했지만 전기자동차로는 무리였습니다. 유럽은 진작부터 도시를 연결하는 장거리 도로망이 발달했고 미국의 경우도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망이 속속 개통되면서 주행거리를 늘리기 힘든 전기자동차의 한계가 극명해졌습니다.


전기자동차가 장거리에 불리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에너지 밀도 때문이었어요. 당시 전기자동차가 사용했던 납축전지로는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에너지를 저장할 수 없었습니다. 가솔린의 에너지밀도(대략 12,000 Wh/kg)에 비해 납축전지의 에너지 밀도(대략 30~40 Wh/kg)가 터무니없이 낮았거든요. 휘발유 1kg이 수백kg의 배터리에 맞먹다 보니 전기자동차는 시장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21세기 들어 전기자동차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저렴한 인산철 배터리도 약 160~190 Wh/kg의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납축전지에 비해 네 배에서 여섯 배 이상 높아졌습니다. 삼원계 배터리(약 250~300 Wh/kg)의 경우는 여섯 배에서 열 배까지 밀도가 높아집니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는 500 Wh/kg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왜 다시 전기자동차?


내연기관자동차에 비해 전기자동차의 장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선 조용합니다. 연료를 폭발시켜 동력을 만들어내는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 모터는 소음이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구조가 단순합니다. 부족한 엔진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내연기관은 변속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전기모터는 밟는 즉시 최대 토크를 뿜어내기 때문에 변속기가 필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전기자동차는 운행하는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우리가 전기자동차를 널리 사용해야 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지요. 물론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기는 합니다.


10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부활한 전기자동차는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과 만나면서 새롭게 각광을 받는 여러 사례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재활용 로켓 등이 비슷한 경우이지요. 개념이나 프로토타입은 진작에 만들어졌지만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사장되었던 기술이 새로운 기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화려하게 부활하여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쓸모없는 상상의 한 자락을 붙들고 끈기와 열정으로 보살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잠자고 있는 꿈을 깨워보세요.


우리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지금은 쓸모없어 보이고 무리이지 싶은 일이라도 손에서 놓지 않고 파고들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를 현실로 만들어줄 기술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AI가 그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훌륭하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저 역시 ESP32 보드와 몇 가지 저렴한 부품만으로 양조장에서 돌아가는 장비를 만들면서 최신 하이테크의 도움을 엄청나게 받고 있답니다.


잊고 있었던 꿈을 다시 한번 뒤적거려 보세요. 공학자나 엔지니어의 영역에 숨어있던 기술이 이제는 우리 손끝에 와 있으니까요. 그때는 말이 안 되는 꿈이었겠지만 어쩌면 지금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니까요.




한때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접어두어야 했지만, 이제는 최신 기술의 도움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여러분의 '잠든 꿈'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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