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다.

나가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 그 사이에

인사이동으로 발령이 났을 때 그래서 팀에서 떠나는 사람이 있을 때 당신은 얼마큼 예의를 갖추었던가?


내가 이곳으로 발령이 났을 때 인사발령 공지가 뜨고 2주 정도 인수인계 기간 동안 기존 부서장은 나 대신 내 자리에 올 새로운 직원에게만 집중하고 신경을 썼다. 곧 나갈 나는 찬밥보다 못한 신세였고, 밥 한번 먹자는 말도 그는 하지 않았다. 내가 기존 부서에 있었고, 그 후에 부서장으로 온 그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고 그래서 '네 덕분에 내가 편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었다. 그러나 그 마지막 2주 동안 나는 집주인 눈치를 보는 월세 밀린 세입자처럼 찝찝한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 마지막날에도 직원들의 마지막 인사를 받고서 결국 부서장에게는 소외받은 채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여기온 1년 반동안 그곳에서 같이 일했던 직원들은 어떤 이유로든 한 번씩은 간식들을 챙겨서 나를 찾아오고 얼굴을 보고서 그렇게 돌아갔다. 그러나 그 부서장은 단 한 번도 연락이 온 적이 없었고, 지금까지도 마주친 적이 없다. 그런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먹게 된 게 하나 있었다.


나가는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말 것, 예의를 갖출 것,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


얼마 안 있으면 이곳의 부서장이 자리를 떠난다. 그리고 새로운 부서장이 오게 된다. 인사발령이 나고 나서 또 직원들을 통해서 나가는 사람에 대한 태도와 들어올 사람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다른 것을 직면하게 되면서 1년 반 전의 내 모습이 투영되어 씁쓸해졌다. 왜 다들 나갈 사람은 안중에 없고 너무나 당연하게 들어올 사람에게만 집중하게 되는 걸까? 결국 본인들도 나갈 사람이 되면서 왜 그렇게 되는 걸까?


지금 부서장이 온전하게 괜찮은 사람이었다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와 함께한 시간이 가볍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쁜 기억도 있었지만 좋은 기억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었고 일 년 반동안 함께 했던 그가 나가는 게 말 그대로 시원하면서도 섭섭한 것 같다. 그리고 그가 느끼게 될 묘하면서도 복합적인 감정들을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래서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마지막 송별회를 준비하고 기념할 수 있는 선물들을 준비하고 그가 짐정리하는 것을 도와주고 일부러 쓸모없는 농담들도 던지면서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 직원들이 별 관심을 갖지 않고 새로운 부서장에게 관심을 가질 때 나는 기존 부서장의 마지막을 충분히 같이 정리해 주고 싶었다. 언제가 나도 지금의 그처럼 나가게 될 것이다. 단 한 명이라도 그렇게 나에 대한 예의를 지켜주는 직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새로운 부서장에게도 예의를 지킬 것이다. 나가는 사람에게도 들어오는 사람에게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예의를 지킬 것이다. 내가 느껴던 그 씁쓸함을 다른 누군가가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서 마음 한편이 뻐근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누가 뭐라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예의를 지키고 싶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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