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을 다녀왔다.
사람이 엄청 많았다.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요즘 관악산에 사람이 많은 이유는 박성준 역술가가 유퀴즈에 나와 운이 안 풀릴 때는 관악산을 가라.
관악산에서 같은 소원을 세 번을 빌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좋은 곳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시들해지려나)
20대 이후로 등산은 처음이었다.
평소에 운동이라곤 숨쉬기 운동이 전부인 내가 관악산을 찾은 이유는 많은 이들이 관악산을 찾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의 운이 잘 풀리기를 기도하기 위해서.
나와 내 가족.
내 친구들.
내 친구들의 가족들의 건강과 평안을 기도하기 위해서.
같이 간 친구의 말에 의하면 2~3시간이면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4시간이 걸렸다. (쉬기도 하고, 컵라면도 먹으면서)
가기 전부터 걱정이 되긴 했다. 조금만 걸어도 힘들어하는 저질체력인 내가 과연 관악산을 올라갈 수 있을까.
20대 때 관악산을 올랐을 때도 꽤나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보다 나이가 들고, 체력이 더 떨어졌다.
그런 생각들을 뒤로한 채. 등산로 초입에 들어섰다.
초반에는 꽤 걸을만해서 ‘나 좀 걷는 듯?’ 싶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체력이 떨어진 게 확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이렇게 경사가 급했나 싶은 생각.
같이 간 친구보다 뒤처지기 시작했다. 친구는 나를 앞서 걷다가 기다려주다가를 반복했다.
어디쯤일까. 절반은 온 걸까. 싶어서 확인해 보니. 1/3 지점이었다.
힘들었는데, 계속 걸어 올랐다. 이왕 시작했는 데, 정상은 찍고 내려와야 하지 않은가.
처음에는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이거 내가 올라갈 수 있나. 어디가 정상이지. 어디까지 더 가야 하지. 얼마나 더 가야 하지.’ 싶다가.
그런데 , 오르면 오를수록 생각이 단순해졌다.
나중에는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걸었다.
그렇게 산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목표로 걷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해 있었다.
‘아, 이게 되네? 나 할 수 있네?’ 싶은 마음이 들었다.
별것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두세 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일테고, 나보다 훨씬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안 되는 것들 투성이었던 내 인생에 유의미한 성취였다.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갈 때는 보다 쉽게 편하게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안 쓰던 근육들을 한 번에 많이 썼던 탓에. 다리의 힘이 풀렸다.
내려가는 것도 꽤나 오래 걸렸다.
올라갈 때는 정상만 생각했는데, 내렬갈 때는 집에 가는 것만 생각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야 알았다.
내가 정말 오랜만에,
끝까지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