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26.4.30~26.5.2 3일간의 제주도 가족여행)

by김유리

엄마는 평생 "제주도 한 번 못 가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남들은 두세 번씩 다녀오는 곳을 평생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아렸다.


성인이 된 뒤 나는 친구들과 종종 여행을 다녔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농담처럼 "나도 데려가면 안 되냐"라고 물었다. 하지만 친구들과 가는 여행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가족끼리 제주도에 가자는 이야기를 꺼냈을 때도 나와 동생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기분이 상한 부모님은 여행 얘기를 거두었다.

그때는 그렇게 같이 여행을 간다는게 싫었다.


그러다 부모님이 칠순이 되어서야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떠난 여행은 내가 상상했던 모습과 달랐다.


칠순의 부모님은 예전의 부모님이 아니었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하는 것만으로도 체력이 크게 소진되었다.

걷는 것도,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엄마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던 제주도였는데, 정작 제주도를 즐길 힘이 예전만 못한 것이다.


속이 상했다.

조금만 더 일찍 모시고 왔더라면 어땠을까.


엄마가 "제주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던 그 시절에 왔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신나게 웃고 다니지 않았을까.


사람은 늘 시간이 많을 것처럼 생각한다.

부모님도 늘 지금 모습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미루는 사이, 가고 싶은 곳을 다음으로 미루는 사이,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흘러간다.


제주도 여행은 즐거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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