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마흔.
독립을 하기로 했다.
삶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살다 보니, 어느새 마흔이 되어 있었다.
마흔. 불혹의 나이.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데, 나는 여전히 미혹되고, 흔들린다.
마흔 평생 집을 나가 살아본 적이 없다.
집을 나가고 싶은 욕구가 한 번씩 올라올 때는 있었다.
부모님과 트러블을 겪을 때면 독립하자 싶다가도, 독립했을 때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서 참자참자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마흔이다. 마흔.
내 집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도무지 월급을 모아서는 집을 살 수 없다.
대출을 받아야 한다.
생애최초로 집을 사는 사람에게 금리를 낮게 대출을 해준다.
대신 무주택 세대주에게만.
나는 그 조건에 해당되지 않았다.
과거에는 한집에 살면서도 세대분리가 가능했다.
같은 집에 있어도 서류상으로는 ‘독립’이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집을 나가지 않는 이상, 나는 세대주가 될 수 없다.
결국 선택은 하나였다. 진짜로 나가는 것.
어머니에게 나의 독립의사와 독립을 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설득했다.
어머니는 생각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셨다.
문제는 아버지였다.
독립 얘기를 꺼내자마자 노발대발하셨다.
사실, 이번에 아버지 때문에 독립해서 집을 나가겠다 마음먹은 게 크긴 했다.
맨날 어머니한테 내 욕을 하시니까. 원인제공을 내가 했다지만..
본인도 그게 찔렸는지. 그거 때문에 그러냐고 그러기에 본인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에 미안하다고 하셨다.
아버지와의 트러블이 트리거였긴 하지만..
내 나이 마흔.. 독립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쇠뿔도 당김에 뺀다고.. 지금이 아니면, 못 나갈 거 같았다.
아버지는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지셨고,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나의 독립을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어제 나는 부동산에서 월세 계약을 마쳤다.
이제, 처음으로 혼자 살아본다.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까.
두렵기도 하고, 조금은 기대도 된다.
앞으로 내가 겪게 될 작고 사소한 변화들.
그리고 혼자서 마주하게 될 시간들을 하나씩 기록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