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헌법에 대하여
탱고를 배우며 걷는 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수십 년 몸에 밴 걸음을 낯설게 바라보는 일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다 큰 어른이 걸음마 연습이라니, 우스운 노릇입니다. 그러나 탱고에서 걷기는 시작이자 끝이며 그 자체로 깊은 예술입니다. 탱고의 걸음, 까미나다(Caminada)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음악을 바닥에 새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발끝 하나하나가 리듬의 한 줄기가 되고, 숨결이 고스란히 그 위에 기록됩니다. 걷기가 음악을 몸으로 번역해 내는 특별한 예술임을, 나는 그제야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탱고를 시작한 날부터 나는 이어폰을 꽂고 걸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거리도, 붐비는 사무실 복도도,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산바카라길도 모두 나만의 작은 무대가 되었지요. 느린 선율에는 걸음이 길고 곧게 뻗었고, 경쾌한 박자 앞에서는 짧고 가볍게 튀어 올랐습니다. 스쳐 가는 사람들 눈에는 그저 무심히 걷는 이로 보였겠지만, 나는 매일 나만의 음악 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걷던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음악이 들리는 것이 아니라 몸속으로 스며드는 순간이 찾아온 것입니다. 한 덩어리로만 뭉쳐 있던 소리에서 악기들이 하나둘 제 목소리를 내며 걸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의 흐름에 몸이 녹아들었고, 온몸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기쁨이 밀려왔습니다. 그 희열을 맛본 뒤로 내 춤은 분명 한층 더 높은 자리에 닿아 있었습니다.
네 개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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