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교육 대안인가? 답이 아니라 질문이 필요하다/송민영 외5, 교육과학사
여름방학 과제로 받은 바카라이다. 학생 주도성 키움 연수(?)를 받기 위해 사전 관련 도서를 읽는다. 교사들도 학생처럼 방학 동안 멈춤과 쉼이라는 방(放놓을 방)과 배움과 독서라는 학(學배울 학)이 있어야 한다. 최근 교육계 화두인 IB교육이 주제다. 이게 학생 주도성 키움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목적을 가지고 읽어보고자 한다.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2026.JTBC드라마)' 속 시인 황진만(주인공 형) 대사처럼 '왜 인생을 사는지, 그걸 하는 목적이 뭐야'를 물어보며 읽으려 한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질문하며 생각하니 내가 이걸 왜 하는지 의도가 조금은 분명해진다. 이렇게 도움이 되는 드라마였다. 어쩌면 이 바카라이 말하는 질문을 하는 습관을 들여본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칼로레아'는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 시험이다. 여기에 합격하면 그랑제콜(특수대학 격)을 제외하고는 별도의 선발 시험 없이 어느 대학에나 지원이 가능하다. 가장 비중이 높은 철학시험은 프랑스 지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지고 국제적으로 공유되어 세계시민이 관심을 갖게 된다. 이어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교육은 스위스 제나바에서 시작해 초기에는 국경을 넘나드는 외교관 자녀들을 위한 고교 과정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 탐구 중심의 국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 된다. 그것이 인생이다'이라는 양귀자 모순의 소설 한귀절이 떠오른 것은 문학적 감성 가득한 F성향이라 어쩔 수 없나보다.
그럼 우리나라만의 주체적인 교육모델은 없을까? 어디 있을텐데 내가 못 찾고 있나. 매번 약15년을 주기로 바뀌는 걸까. 1990년대 열린교육이 15년 정도 교육계 화두로 자리잡다가 사라지고 다시 2000년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에서 시작한 혁신학교까지 이어지다. 이렇게 IB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닮은 듯 다른 이 3가지 교육을 철학과 특징 등을 분석해보고자 한다. 우선 열린교육의 뜻을 찾아보면 이렇다.
"열린교육은 자율적이고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다. 우리나라는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 이후 일본식 교육제도가 도입되면서 ‘주입식’ 수업 제도가 도입·일반화되었다. 영국과 미국식 열린교육이 1970년대에 소개되면서 유치원 교육에 도입되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교육부·교육청의 열린교육 권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열린교육은 급격히 확산되었다. 열린교육은 효과적인 기초기능, 인성, 창의성 교육을 함으로써 전인적인 아동 발달을 이루고자 하는 교육철학이다."
출처: 열린교육 [열린敎育]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열린'이라는 순우리말이 마음에 든다. 학생중심으로 열려있고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의 결실이 있는 교육이라는 느낌이 든다. 90년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그 시기에 다녔다. 열린교육으로 확 와닿는 수업이 생각나지 않는다. 왜일까?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는 내 탓으로 생각하자. 아니면 아직 이곳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당신 열린 교육으로 교실 창문을 열고, 문을 없애는 것 까지 시도한 학교가 있다고 한다. 이름에 너무 매몰된 오류이지 않을까. 위 내용 중 을사보호조약 이전 일본식 교육제도 도입 전 우리나라만의 개별화 교육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게 기록과 연구 결과로 나타나지 않고 대중화 되지 않았을 뿐이겠지. 역사로 기억하는 성균관, 향교, 서원, 서당에서는 어떻게 개별화 교육, 학생중심 교육을 했는지 궁금하다. 그걸 이어가지 않게 된 일제강점기 이후 다시 회복하려는 노력은 어떻게 했을지도.
다음으로 혁신학교를 보자. 열린교육과 달리 이름이 약간 관주도적인 느낌이 있지만 이는 아래부터 시작한 교육 바꾸기 운동이였다. 교사로 임용되기 전 2000년부터 경기도 남한산초등학교에서 시작된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이다. 한창 때인 2015년 무렵 4년간 혁신부장을 하며 혁신 문화를 온 몸으로 겪은 경험이 있다. 이제와 생각하면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보다는 학교문화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다양한 체험, 마을교육공동체 쪽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수업면에 집중하지 않은게 아쉽다. '배움의 공동체'라는 사토마나부 교수의 수업과 함께 들어온 혁신학교다. 그래서 대부분 혁신학교는 수업은 '배움의 공동체', 아니면 '아이 눈으로 수업보기' 수업을 모델로 연구하며 성장했다.
"혁신학교는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수업혁신과 민주적인 학교운영으로 다함께 성장하는 교육을 지향하는 새로운 학교 형태이다. 2009년부터 시작한 자율학교의 일종으로서, 입시 중심 교육을 지양하고 수업혁신, 생활지도 혁신, 민주적인 학교운영으로 학교 교육과정의 혁신을 이루어 가는 학교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현재 대구를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공교육 개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발전 과정을 보면 혁신학교는 「초중등교육법」 제61조과 동법 시행령 제105조에 법적 근거를 둔 자율학교이다. 자율학교는 일정한 범위 내에서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을 가지며, 교장을 공모할 수 있고, 교사 정원의 50% 범위 내에서 초빙할 수 있다. 자율학교는 교육감이 지정하며, 5년 단위로 평가를 받고, 그 결과에 따라 교육감은 재지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자율학교로서 혁신학교는 2009년 보궐 선거로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2학기부터 초 · 중 · 고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시행하였다. 혁신학교에 만족한 학부모들의 입소문으로 그 성과가 점차 알려지면서, 2010년 6월에 실시된 교육감 선거에서는 혁신학교 공약을 내건 후보 6명이 당선되었다.
처음에는 진보 교육감의 정바카라으로 인식되어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지만, 2011년 강원도 · 광주 · 서울 · 전남 · 전북, 2015년 경남 · 부산 · 세종 · 인천 · 제주 · 충남 · 충북, 2016년 대전, 2019년 울산 · 경북 · 대구로 확대되었다.
혁신학교의 명칭은 다르지만, 전국의 17개 모든 시 · 도교육청에서 혁신학교를 지정 ·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2009년 경기도교육청의 13개교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2011년 180개교, 2015년 828개교, 2019년 1,689개교, 2022년 6월 기준 2,746개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학교의 22.9%에 이른다.
혁신학교 특징과 평가를 보면 첫째, 아래로부터 시작된 공교육 개혁 운동의 성격을 갖는다. 획일적인 입시 위주 교육에 절망한 교사와 학부모들이 1990년대 들어 공교육 바깥에서 대안교육운동을 펼쳤다. 대안학교가 일정한 성과를 거두자 공교육 개혁 요구가 더 커졌다.
혁신학교 출범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1999년부터 교육부가 추진한 농어촌학교 통폐합 정바카라이다. 도시화로 인해 학생이 줄어든 소규모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자 학부모, 교사와 지역주민이 연대해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였다.
대표적으로 2000년 전교생이 20여 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에 놓인 남한산초등학교에 교사와 학부모가 모여들어 입시교육을 벗어나 전인교육을 지향하는 교육실험을 하였다. 이 실험이 1년 만에 큰 성과를 내고 폐교 위기를 넘기자,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은 2001년 충남아산의 거산초등학교, 2004년 전북완주 삼우초등학교, 2006년 부산 금성초등학교, 2006년 경기양평 조현초등학교, 2007년 전남순천 별량초등학교 송산분교 등으로 확산되었다.
이 운동은 공교육 개혁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학교 만들기 운동’으로 진화하였다. 교사와 학부모의 자발적인 공교육 개혁 운동이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 교육감에 의해 ‘자율학교’라는 제도 속으로 수렴된 것이 혁신학교이다.
둘째, 혁신학교는 크게 수업 혁신, 생활지도 혁신, 학교운영 혁신을 특징으로 한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협력 수업을 통해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수업혁신을 하였다. 그리고 학생들은 스스로 생활협약[학교규칙]을 만들고 자치활동을 통해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직접 만들고 그 안에서 성장하도록 하였다.
또한, 교사의 잡무를 줄여 교수-학습활동에 주력하도록 하였고, 교장의 민주적인 리더십이 강조되면서 소통, 협력, 자발성에 근거한 교직 문화를 지향하였다. 혁신학교의 이러한 특성은 획일적인 입시 중심 교육을 벗어나 학생과 교사 모두의 교육권이 보장되는 학교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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