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발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어떻게 달랐을까
2026년 8월 21일 금요일 오후, 한국 증시는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그날 삼성전자는 28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10,500원 오른 값이니 3.87% 상승이었고, 코스피도 6,912.95로 0.88% 올라 있었다. 장이 끝난 시점까지만 놓고 보면 나쁠 게 없는 하루였다.
그리고 오후 다섯 시 십오 분에 공시가 떴다.
삼성전자가 이슬롯를 열어 주주환원 방안을 의결했다는 내용이었다. 골자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2026년 한 해에 배정된 몫만 90조에서 110조 원. 국내 기업이 주주환원으로 제시한 금액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자릿수였다.
그리고 주가는 빠졌다.
정규장이 끝난 뒤에도 거래가 되는 시간외 시장에서 5시37분에 271,500원이 찍혔고, 6시 39분에는 269,500원까지 내려갔다. 정규장 종가에서 4% 넘게 밀린 값이다. 전 거래일 종가와 견주면 오히려 0.55% 낮은 자리였다. 낮 동안 오른 분량이 저녁에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역대급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한 회사의 주식이 발표한 지 3시간 만에 빠졌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삼성전자가 3년 동안 주주에게 쓰기로 한 돈은 이미 나간 것과 앞으로 나갈 것으로 갈린다. 2024년과 2025년에 이미 집행을 마친 몫이 29조 3천억 원이다. 현금배당 20조 9천억과 자사주 매입·소각 8조 4천억을 합한 값이다. 여기에 아직 안 쓴 2026년분 90조~110조를 더하면 3년 합산이 119조에서 139조 원이 된다.
기사 제목마다 숫자가 다르게 붙은 이유가 여기 있었다.
문제는 금액이 아니다.
이틀 전 8월19일, SK하이닉스는 먼저 이슬롯를 열어 보통주 2,407만 주, 금액으로 40조 43억 원어치를 사겠다고 의결했다. 발행주식의 3.3%에 해당하는 물량이었고, 취득 기간은 8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로 날짜까지 못 박혀 있었다. 그리고 취득 목적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자기주식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 사서 없앤다는 말이다.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서 없애면 뭐가 좋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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