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리더와 구성원이 매일 반복하는 행동이 결국 조직의 문화가 된다.
대표팀이 소집되는 날이면 나는 가능한 한 일찍 숙소나 체육관에 도착한다.
누군가는 왜 그렇게 일찍 오느냐고 묻는다. 선수들의 실력을 보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유심히 보는 것은 훈련이 시작되기 전의 시간이다.
그 짧은 시간에는 선수들의 기술보다 태도가, 태도보다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드러난다.
대표팀 훈련은 일정에 따라 이른 시간부터 오전, 오후, 저녁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것은 체력만이 아니다. 매일 같은 자세로 훈련을 준비하는 습관,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기준이 필요하다.
대표팀 선수들을 여러 해 지켜보면서 나는 한 가지 장면을 반복해서 보게 됐다.
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자신의 몸과 장비를 점검하고 준비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체육관에 들어오면 바로 몸을 풀고, 휠체어의 상태를 확인하고, 드리블과 슈팅으로 몸의 감각을 깨우는 선수도 있었다.
공식 훈련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선수에게는 이미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반대로 훈련 직전에 도착하면 준비할 시간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몸을 충분히 풀지 못한 채 급하게 훈련에 들어가는 날도 생긴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차이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은 행동은 반복되면서 습관이 되고, 습관은 자신에게 적용하는 기준이 된다.
그 순간 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훈련은 같은 시간에 시작하지만, 문화는 그보다 먼저 시작된다.
한번은 훈련을 앞두고 준비가 늦어진 상황이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 앞에 세워놓고 지적하지 않았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훈련이 끝난 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늦은 이유를 따져 묻기보다 대표팀에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설명했다.
“대표팀에서는 훈련 시간이 아니라, 훈련을 준비하는 시간부터가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몇 분의 차이가 아니었다. 대표팀이라는 공동체가 함께 지켜야 할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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