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리더가 허용한 행동의 총합이다."
매년 한국휠체어농구연맹은 1부 리그를 개최한다. 올해는 참가 예정이던 한 팀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출전을 포기하면서 리그 운영에 공백이 생겼다. 연맹은 전국의 비장애인 휠체어농구 선수들을 모집했고, 그렇게 19명의 선수가 새로운 팀으로 모였다.
나는 그 팀의 초대 감독을 맡게 되었다.
짧은 준비 기간, 서로 처음 만나는 선수들, 함께 훈련한 경험도 없는 팀이었다. 그럼에도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는 분명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뛰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한국 휠체어농구의 발전과 장애인식 개선에 의미 있는 시작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팀 이름은 K-드림 메이커스로 정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전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주장과 부주장, 총무를 선임해 운영 체계를 만들고, 공지사항을 전달할 소통 창구를 개설했다.
그리고 첫 훈련 일정을 공지했다.
"오후 1시부터 훈련을 시작합니다. 모든 선수는 30분 전에 도착해 개인 준비를 마친 뒤 1시에는 바로 훈련을 시작하겠습니다."
첫 훈련이었다.
나는 좋은 플레이보다 좋은 문화를 먼저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훈련 당일, 체육관에 도착했을 때는 몇몇 선수만 와 있었다. 오후 1시가 지나도 선수들은 하나둘 늦게 들어왔고, 어떤 선수는 20분이 넘도록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훈련용 휠체어조차 준비하지 않은 선수도 있었다.
순간 머릿속에는 두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첫날인데 그냥 넘어갈까.'
'아니면 지금 바로 기준을 세워야 할까.'
나는 호루라기를 들지 않았다.
전술판도 꺼내지 않았다.
첫 훈련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드릴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팀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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