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검은꽃을 생각한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정보라 작가의 너의 유토피아를 생각한다.
문학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생각한다.
문학은 나긋나긋하지 않다.
유쾌하고, 침을 꼴딱 넘어가게 하고,
시간 가는줄 모르는 재미를 주면서도
문학의 일은, 목적은, 그 너머에 있다.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첫 바카라을 내던 스물 여덟 아홉에는.
내가 쓴 글이 웹소설도 될 수 없고
문학작품도 될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이유를 짚어낼 깜냥이 안 됐다.
그럼 뭐 지금은 다른가.
여전히 나는 눈을 감고 더듬거린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글을 읽고,
또 쓰는 지. 궁금해하면서.
어렴풋이 깨닫는 것은
문학이라는 소녀가
누구나 흠모해 마지않는
인싸재질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소녀는 오랫동안 관찰한다.
깊이 묵혀 생각한다.
직간접적인 경험과 감정을
하나의 메시지로 소화해낸다.
메시지의 기준은 재미가 아니다.
돈도, 명예도, 인기도, 사랑도 아니다.
필요한가. 인류에게.
그들이 듣고 싶고 말고를 떠나서.
산적한 문제와 무수한 선택지 속에서
몇 개의, 때로 수십개의 계절을 지나며
묵직하게 끌고 갈 메시지를
골라내는 소녀.
누군가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누군가는 손가락질할테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길을 간다.
나는 글을 쓸 것이다. 좋은 글을 쓸 것이다.
내 정의가 좋은 세상에 대한 정답일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악으로부터 누군가를 구해낼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이라도. 그럴 수 있다면. 만족해,
하고 엷게 웃는 소녀를 상상한다.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구해내는.
누군가의 마음에 묵직한 물보라를 던지는.
그들의 엄선된 메시지를 읽기 좋은 계절이 온다.
코코아를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