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스스로 무너뜨린 공든탑
세상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거장의 화려한 은퇴작이라 칭송하며 해석의 늪에 빠져들지만, 사실 이 글은 '추악한 현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만든 완벽한 허구의 세계가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가'에 대한 처절한 고해성사다.
주인공 마히토가 들어가는 '아래 세계'는 아름다운 판타지가 아니다. 그것은 죽음과 생명이 뒤섞여 있고, 굶주린 펠리컨이 갓 태어날 생명을 잡아먹는 지독한 모순의 공간이다.
왜가리 : 진실을 말하는 거짓말쟁이
푸른 왜가리는 이 작품에서 가장 기만적인 존재다.
아름다운 깃털 안에 추한 인간의 얼굴을 숨기고, 끊임없이 거짓말로 마히토를 유혹한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포장된 진실'의 의인화다.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한다.
하지만 왜가리는 그 안락한 세계에 균열을 내며 묻는다. "네가 믿는 그 세계가 정말 진짜라고 생각하니?“
왜가리의 거짓말은 마히토(인간)를 비극적인 현실로 다시 끌어내리기 위한 가장 역설적인 '진실의 목소리'다.
돌탑의 붕괴 : 부패한 피로 세운 유토피아
아래 세계를 지탱하는 큰할아버지는 마히토에게 '악의에 물들지 않은 돌'로 자신만의 완벽한 탑을 쌓으라고 권유한다.
하지만 마히토는 거절한다. 자신의 머리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이것은 내 스스로 만든 악의의 증거"라고 고백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흔히 상처 없는 완벽한 삶, 정의로운 유토피아를 꿈꾼다.
하지만 거장은 말한다. 인간이 만든 모든 질서와 탑은 결국 '악의'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을.
피와 살육, 약탈을 외면한 채 세워진 공중정원(라퓨타 혹은 아래 세계)은 결코 지속될 수 없다.
마히토가 돌탑을 무너뜨리고 앵무새들의 분노 속에 현실로 돌아온 것은, 추악하고 고통스러울지언정 '진짜 땅'을 딛고 살겠다는 결단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거장이 던진 최후의 삽
작품의 제목이자 주제인 이 질문은 관객에게 던지는 채찍이다.
"나는 나의 평생을 바쳐 이 거대한 허구의 탑을 쌓아왔고, 이제 그것을 내 손으로 무너뜨렸다. 나의 시대는 끝났다. 자, 이제 이 쓰레기 더미 같은 현실만 남은 세상에서 너희는 무엇을 쌓아 올릴 것이냐?“
이것은 ‘무례함과 이기주의가 판치는 이 비릿한 현실 속에서, 위선적인 돌탑을 쌓으며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악의와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한 걸음 나아갈 것인가’를 우리에게 묻는다.
[작가의 생각]
당신은 오늘 어떤 돌을 쌓았습니까? 그 돌은 정말 '악의'에 물들지 않은 깨끗한 것인가요? 아니면 타인의 희생과 나의 기만을 깎아 만든 위태로운 것인가요.
세상은 여전히 앵무새들처럼 소란스럽고, 왜가리처럼 거짓을 속삭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머리에 난 흉터(실패와 과오)를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가짜 유토피아에 매몰되지 않고 '진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유일한 증거입니다.
거장의 성(城)은 무너졌습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