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부부, 나란히 걷는 여행, 변미정 작가

업글할매 바카라방 이야기

by업글할매


바카라 표지를 보는 순간,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마음속으로 부러워했을 것 같다.


『50대 부부, 나란히 걷는 여행』.

제목만 들어도 왠지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이 떠오른다.


서로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걷고, 맛있는 것을 먹고, 낯선 길을 함께 바라보는 부부의 모습 말이다.


하지만 현실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대부분의 50대 부부들은, 가족과 생계를 바카라임지느라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여행은커녕, 잠깐 쉬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나 역시 그랬다.


‘부부가 나란히 걷는 여행’이라는 말이 참 예쁘게 들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쉽게 가질 수 없는 장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이 바카라이 더 궁금했다.


어떻게 하면, 작가님처럼 나도 노부부 나란히 손 잡고 걸을 수 있을까…


그런데 의외로 변미정 작가님의 바카라의 시작은 아주 솔직하고 귀엽다.


chatgpt에서 만든 이미지

작가는 스스로를 “굴러가는 낙엽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백수”라고 소개한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한다.


“난 부자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지금은 백수라서 시간이 남아돌고, 당장은 놀고 먹을 여유가 될 뿐이라고…”


처음엔 그 말이 조금 웃기면서도 괜히 마음이 찡했다.


왜 우리는 쉬고 있는 사람을 보면, 먼저 변명부터 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을까.


변미정 작가님은 오랫동안 가사와 일, 육아를 버티며 살아왔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자기 마음은 돌아보지 못한 채 살아온 시간들이 있었다.


이제야 남 눈치 보지 않고 잠깐 쉬어가는 여유가 생겼고, 비로소 스스로에게

“나도 정말 열심히 살아왔구나”하고 조용히 말해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남편은 늘 기계처럼 일하고, 작가님은 시간이 날 때마다 강좌를 듣고 바카라 모임에 나가고 여행을 떠난다.


겉으로 보면 참 여유롭고 부러운 삶처럼 보이지만, 작가님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미안함과 눈치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내 돈으로 놀고먹는 걸 이제야 허락받은 느낌이었다”는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다.


그 문장을 읽는 순간, 괜히 마음이 먹먹해졌다.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는 일인데,

우리는 왜 그렇게 오래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살아왔을까.


그리고 문득 깨닫게 된다.

누구나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방식대로 인생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해서,

괜히 남의 삶만 부러워하던 내 모습이 조금은 바보같고 민망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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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카라의 목차를 보고 있으면, 거창한 세계 여행 이야기보다 “우리 부부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 느낌이 든다.


1장은,

둘만 남은 집에서 다시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다.


“여행 중입니다, 부부 맞아요” 같은 제목만 봐도 괜히 웃음이 난다.

오래 함께 산 부부만이 알 수 있는 어색함과 정겨움이 묻어난다.


2장은

정말 재미있다.


코끼리 트레킹, 노천식당, 다이빙 구경, 안경원숭이까지…

관광지 설명보다 “우당탕 중년 부부 여행기”에 가까워서 더 인간적이다.

읽다 보면 같이 여행 다니는 기분이 든다.


3장은

화려한 이벤트보다, 함께라서 좋았던 작은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버킷리스트 하나 지우다’라는 제목이 괜히 찡하다.

나이 들수록 거창한 꿈보다 소소한 하루가 더 귀해진다는 걸 느끼게 한다.


그리고 4장에 가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다.


“우리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

“참 좋은 내 인생” 같은 제목들이 나온다.


여행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은

“어떻게 나이 들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바카라은 단순한 여행 에세이라기보다, 조금 늦었지만 이제라도 천천히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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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는 늘 “남편이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하며 남편 흉보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남편 흉보는 것처럼 스트레스 풀기에 더 좋은 약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느 날 누군가가,

“나이 들면 결국 내 옆에 남편만 남잖아.

나중에 같이 놀려면 지금 잘해줘야지.”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단다.


그 말이 이상하게 가슴에 깊이 박혔다고 작가님은 말씀하신다.


그 장면을 읽는데, 나는 괜히 뜨끔했다.


왜냐하면 평소 내 모습이 딱 그랬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면 괜히 재미 삼아

“우리 집 삼식이 할아버지가 말이야~~“

“하루 종일 여보 밥 줘~~ 한다~”

하면서 남편 이야기를 안주처럼 꺼내곤 했다.


물론 미워서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 챙기고 아낀다.

그래도 순간 괜히 민망해졌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마음이다.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하다.


맨날 투덜거리면서도 막상 남편이 없으면 허전하고, 어디 아프다고 하면 제일 먼저 마음 철렁하는 사람이 또 남편이다.


그래서 작가님의 그 말이 더 와닿았다.


“내 남편 내가 잘해줘야지.”


참 단순한 말인데,

왜 그렇게 마음이 찡하던지…


우리는 늘 젊을 줄 알고 살지만, 어느새 흰머리가 늘고, 둘만 남는 시간이 가까워진다.


그때 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조금 더 웃어주고, 조금 더 같이 걸어주고,가끔은 손도 한번 잡아줘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평생 가족 챙기고 먹고 사느라 바쁘게 살아서인지, 정작 서로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는 데는 참 서툴렀던 세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괜히, 우리 삼식이 할아버지 간식 하나 더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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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여행을 갔을 때였다고 한다.


자유시간에 남편과 둘이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고 있었는데, 마침 다른 일행과 마주쳤단다.


괜히 민망해져 얼른 손을 놓으려 했는데, 그 부부 역시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다시 슬그머니 손을 잡았다고 한다.


그 장면을 읽는데 괜히 웃음이 났다.


변미정 작가님의 쑥스러운 표정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참 좋았던 건, 50대가 되어서도 그런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살다 보면 무뎌지고, 표현도 줄어들고, 괜히 쑥스러워지기 마련인데, 작가님은 아직도 서로의 손을 잡으며 설레어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지는 작가님의 말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남편의 손은, 어릴 적 시장 갈 때 꼭 붙잡았던 엄마 손 같고, 학창 시절 친구 손을 잡고 깔깔 웃으며 걷던 기억 같다고 한다.


그래서 참 따뜻하고 든든하다고…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왜 그렇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던지.


생각해 보면 우리 노부부는 손 잡고 걸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내가 가끔 장난처럼 손을 잡으면, 팔십 대 중반인 우리 집 양반은 누가 본다며 얼른 손을 빼버린다.


해방과 전쟁을 겪으면서 힘들게만 살아온 사람이다.


쑥스러움보다 바카라임감이 먼저였던 세대였고, 다정함을 표현하는 법조차 배울 틈 없이 살아온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 남편이 가끔은 괜히 더 짠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어쩌다 한 번, 반쯤 억지로 잡게 되는 그 손이, 이상하게도 참 따뜻하고 든든하다.


작가님의 말처럼, 오래 함께 살아온 시간의 온기가 손끝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부부란 무엇일까 하고…


결국 거창한 게 아닌 것 같다.


비싼 선물이나 화려한 이벤트보다, 이렇게 나이 들어서도 서로의 손을 잡고, “당신이 있어서 참 든든하다”는 마음으로 함께 걸어가는 것.


어쩌면 그게,

같이 늙어가는 부부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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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을 읽다가 혼자 빵 터졌다.


작가 부부가 서로 소원을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왜 우리는 소원도 없을까?” 하다가 갑자기 나온 남편의 한마디.


“백억만 떨어졌으면 좋겠어.”


“백억 있으면 뭐 할 거야?”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작가님이 아주 태연하게 대답한다.


“반은 기부하고, 반은 자산 늘리고.”


순간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아니, 백억도 떨어지기 전에 벌써 자산 관리 계획까지 끝난 거야?


특히 “반은 기부한다”는 말에서 괜히 웃기면서도 멋있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작가님의 반응이다.


“기부한다고? 안 떨어질 거 아니까 하는 소리지?”


이 대목에서 완전히 현실을 사는 작가님의 모습이 보여서 빵 터졌다.


하지만 결국 작가님도 인정한다.

막상 백억이 생기면 자신도 욕심이 생길 것 같다고.


백억은 너무 멀고…

한 일억 정도만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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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카라을 읽다 보니, 작가님 집의 경제권은 작가님이 꽉 잡고 계신단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한 번 들어온 돈은 웬만하면 다시 안 꺼내는 철칙이 있다는 것.


대박~~

나는 그 대목에서 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렇게 알뜰하게, 아끼고 또 아껴가며 모은 여윳돈으로, 지금 여행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먹고, 카페에서 여유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누가 감히

“놀고먹네~”

“여행만 다니네~”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겠는가.


열심히 살아왔고,

이제는 조금 누리며 살아도 되는 권리가 충분한 사람들이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요즘 생전 처음 누리는 호사가 생겼다.


내 소원도 사실 작가님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남편과 맛집도 다니고,

예쁜 카페에 앉아 바카라도 읽고,

좋은 풍경 보면서 여행도 다니는 삶.


그런데 현실은 늘 드라마보다 강하다.


우리 집에는 삼식이 할아버지와 집돌이 양반이 살고 계신다.


밖에 나가자고 하면

“집이 제일 좋다.”

“사람 많은 데 싫다.”

“그 돈이면 집에서 소고기 구워 먹지.”

이러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일찌감치 깨달았다.

이번 생은 틀렸다는 것을…


대신 이제는 방향을 바꿨다.


여행 대신 집밥이라도 최고급 재료로 해 먹는다.

비싼 한우 조금 사다가 구워 먹고,

좋은 그릇에 담아놓고 와인 한 잔 곁들이면서 혼자 흐뭇해한다.


그리고 아주 가끔은 큰맘 먹고 예쁜 옷도 한 벌 산다.

입고 갈 데는 딱히 없어도 괜히 기분은 좋다.


생각해 보면

칠십 넘어서 처음 누려보는 호사다.


그러니 이 정도는

“수고 많았다, 할매야.”

하면서 나 자신에게 선물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열심히 살아왔다.

누군가는 여행으로 보상받고,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으로,

누군가는 좋은 옷 한 벌로 위로받는다.


그게 꼭 거창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이제는 조금쯤

자기 자신도 아끼며 살아보는 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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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미정 작가님은 오랫동안 “이것만 있으면 행복할 텐데…” 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돈도, 안정도, 미래도 늘 부족하게 느껴졌고,

조금 더, 조금 더를 바라보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완벽해져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걸…


“돈이 없으면 다시 벌고,

힘든 일이 생기면 함께 이겨내고,

즐거움을 나누며 살자.”


그렇게 마음을 바꾸자, 오히려 불안이 조금씩 사라지고,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용기가 생겼다고 한다.


“난 살면서 지금이 제일 좋은 나이인 것 같아.”


그 문장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다.


젊음이 가장 좋은 시절이라고만 생각하며 살았는데, 작가는 오십이 된 지금이 가장 편안하고 좋다고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이 바카라은, 여행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잘 늙어가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의 삶을 조금 더 사랑해보는 일인 것 같다.


부족해도 괜찮다고,

오늘을 잘 살아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


그래서 바카라을 덮고 나니

괜히 마음이 조용해졌다.


인생은 완벽해져서 행복한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연습 속에서

조금씩 편안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라이팅시온 쌤이 이끄는 ‘나다운 블로그’ 동아리에서 우연히 변미정 작가님을 처음 만났다.


그때의 작가님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제가 여기 있어도 될까요?”

하며 무척 수줍어하고 조심스러워하시던 분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 순간부터 작가님에게서 ‘영원한 소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순하고 따뜻하고,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웃음을 가진 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어느새 3년이 넘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때 맺었던 소중한 인연들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하다.


작가님은 지난해 공저 『시작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로 첫 발걸음을 내딛더니, 이제는 마침내 자신만의 여행 에세이 『50대 부부, 나란히 걷는 여행』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조용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꾸준히 성장해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고, 또 참 부럽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건, 직접 바카라을 가져와 건네주시며 “읽어봐 주세요” 하고 웃어주던 마음이었다.


그래서 나 역시, 그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고 싶어, 정성을 다해 이 리뷰를 쓰게 되었다.


나 같은 나이 든 사람도 늘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게 손 내밀어 주고, 부족한 점이 많아 주눅 들 때마다 칭찬과 격려로 용기를 주셨던 작가님이다.


그 따뜻한 마음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


『시작에 대한 우리들의 이야기』,

그리고 『50대 부부, 나란히 걷는 여행』.


변미정 작가님의 두 작품을 리뷰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참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작가님만의 따뜻한 시선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써 내려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그리고 오래오래, 지금처럼 사람 냄새 나는 글을 쓰는 작가로, 함께 성장해가시길 조용히 기도해본다.


그리고 바카라을 덮으며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앞으로는 행여라도 어디가서 무심코라도 남의 흉 보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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