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준비

태백아 고맙다

by임경주



시간 참 빠르다. 3월 24일 네이버 시리즈에 정식론칭되었던 검사 김태백이 대박도 아니고 쪽박도 아니고, 편집자 아니 고마운 편집님의 말씀에 의하면 나름 무난하단다. 오래된 이 업계 대선배이자 글스승이자 좋은 동생에 술친구인 모작가는 선빵은 했단다. 그래서 첫 정산금액이 도대체 얼마일까, 큰 기대는 안해도 궁금하기는 했었다. 오늘 첫 정산을 받았는데 매출액을 보고 좀 놀라긴 했다. 와, 이렇게나 많이 내 글을 본다고? 돈은커녕 욕이나 안 먹고 연재 끝나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악플도 없고 평점도 만족한다. 이 돈은 정말 소중한 돈이다. 이 돈이 있기 때문에 내 월급과 집사람 월급이 고스란히 적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그만큼 참 슬프기도 하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총 4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다 망작이었는데 그나마 우리 태백이가 선빵을 해준 게, 또 하고 있는 게 너무 고마울 뿐이다. 수천수만 작품들 속에서도 나름 실시간 랭킹 차트에 오르기도 한다. 대견하다, 우리 태백이.


차기작에 대한 컨셉과 캐릭터들은 거의 완성되었다. 검사 이야기는 아니다. 어느 나라의 어린 황녀와 그를 지키는 기사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나만의 색깔로 변주해 냈다. 여주가 참 매력적이다. 남주도 나름 멋지다. 물론 내 생각이다. 내가 낳은 새끼들이니까 예쁘고 매력적일 수밖에. 김태백을 넘어설 것이라고 확신한다. 정해진 이야기는 없다. 이야기는 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낼 테니까. 난 엉덩이와 척추의 힘으로 버티며 모든 날, 모든 시간을 이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갈등을 옮겨 적어내야 한다. 근데 이게 너무 하기 싫다. 정말 지겹다. 이거 또 건드리면 최소 5년은 난닝구 인생으로 살아야 한다. 아직 난 충분히 젊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업 끝나고 나면 그때는 진짜 나에게 남아 있는 젊음이란 손안에 쥘 만큼도 남아 있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풍요로운 미래를 생각하면, 아내와 자식을 위해서라면 다시 글 속으로 매몰되는 게 맞다. 또 나는 작가니까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태백이는 온라인 게임생활 병행하며 쉬는 날 대부분을 올인해 9년 걸렸다. 이번에는 3년 안에 끊어볼까 한다. 3년 죽었다 생각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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