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안심
캠핑을 너무 좋아해 베란다에도 그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쉬는 날 새벽부터 글을 쓰고, 음악도 듣고, 맥주도 마시고 그러고 산다. 가만히 우두커니 앉아, 눈앞에 하나의 단어가 떠오르면 그 어휘를 따라가 본다. 스스로의 창의성을 시험해 보는 건데 쉬운 일은 아니다. 창의성은 어휘의 연속이다. 확장이다. 언어의 발전이다. 사슬처럼 연결되고, 또 어떤 때는 빅뱅처럼 폭발해서 뭐 하나 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다고 무로 돌아가는 법은 없다. 나 같은 경우는 어떤 사유가 확장되다가 하나의 선을 따라간다. 이제 붙잡을 수는 있지만, 더 이상의 깊은 사유로 확장되지 못한다. 길을 잃을까 봐 더 도전하지 못한다. 우주를 헤매는 것 같다. 연결되는 어휘를 발견하면 등대처럼 희망이 보인다. 이 모든 시간은 눈을 깜박하는 것처럼, 찰나에 이루어지지만 빠져나오고 보면 꽤 긴 시간이 흘렀다.
하나의 어휘를 따라가다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창조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돌려본다. 밝기도 하고 희미하기도 하다. 연필이라고 해보자. 전 세계 인구, 이제는 70억 인구인가? 그들은 연필을 어떻게 생각할까? 어디까지 실험하고 사유할까?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천재라는 타블로는 연필을 어떤 사유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까? 정말 궁금하다. 이러다 평범한 나는, 예술적 재능이라고는 전혀 없는 따라쟁이인 나는, 진짜 미치는 거 아닐까 걱정스럽지만 뷰티풀 마인드를 보면 안심이 된다. 미쳐도 곱게 미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근데 정말 아름다운 마음은 존내쉬를 끝까지 지켜주고 떠나지 않았던 아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같이 밥 먹다가 글 쓰는 날 또 시작했다고 봐주는 이 사람이 너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