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커피 섭취량은 두 잔 이내.
최근 몇 년 간 커피를 안 마신 적은 딱 이틀.
예민한 위장 때문에 평소에 음식을 가려서 먹는 편이지만, 커피만큼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 저녁 먹고 귀가하자마자 탈이 나고 말았다. 그래서 그날 식단을 더듬어보았다.
12시경. 피자랑 파스타
2시경. 아이스 카페라테
6시경. 미숫가루, 자몽에이드
7시경. 함박 스테이크
점심때 피자랑 파스타를 먹은 것 빼곤 딱히 자극적인 음식은 먹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밤 연달아 화장실을 들락거렸고, 장염 가능성이 의심되어서 다음 날엔 조심해서 먹기로 했다.
오전엔 누룽지와 허브티를, 점심으로 솥밥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엔 샤부샤부를 먹고, 커피는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다!!
다행히 속은 한결 편안해졌고, 40여 시간 만에 커피를 내려마셨다.
오래전, 출근하려고 지하철을 타는데, 갑자기 속이 울렁거렸다. 약국에 들러 증상을 얘기하니 급체란다.
"빨리 나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만 마시고 24시간 굶어보세요."
"네? 굶으라고요?!"
하지만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는 것이 더 싫어서 약사가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처음엔 살짝 어지럽고 기력이 떨어진다 싶었지만, 생각보다 참을 만했다. 무엇보다 속이 진정되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장기 중에서도 위장은 스트레스와 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각종 인스턴트와 화학조미료에 절여진 현대인의 위장은 좀처럼 쉴 수가 없다. 거기다 깨어있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카페인을 과다섭취까지 하고 있으니, 고장이 날 수밖에.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의도적으로 카페인을 비롯해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피하고 나니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