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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루의 촛불

by은파랑

그는 말을 매끄럽지 못했다. 귀는 닫혀 있었고 입은 한쪽으로 굳어 있었다. 사람들이 속삭였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언어장애라니 말이 되나?”


하지만 그는 조용히 마이크 앞에 섰다.

굳은 입술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말을 잘 못합니다. 그래서 거짓말도 하지 못합니다.”


그 말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정직하고 단단했다. 한마디가 수많은 심장을 움직였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진정 필요한 지도자는 꾸며진 말이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진실한 사람이 아닐까?


우리는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큰 조명을 원한다. 하지만 어둠 밝히는 데 필요한 건 찬란한 햇빛이 아니라 작고 따뜻한 초 한 자루다. 캐나다 총리 크레티앵 Jean Chrétien, 1934 生은 초 같은 사람이었다.


조명이 꺼진 방 안에서 세상이 외면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던 사람, 당신의 삶엔 그런 초가 있었나? 당신이 넘어졌을 때 누군가 일으켜준 기억, 말없이 옆에 있어 주던 사람. 그리고 당신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초가 되어본 적 있나?


세상은 큰 불꽃을 기억하지만 어둠을 견디는 힘은 언제나 작은 촛불에서 시작된다.

지금도 어디선가 말은 잘 못해도 마음을 다해 걷는 누군가가 조용히 묻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작은 초가 돼도 괜찮을까요?”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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