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가을, 파리의 한 강연장에서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는
자신을 찾아왔던 한 청년의 이야기를 꺼냈다.
전쟁 중이었고
청년에게는 두 갈래 길이 있었다.
홀로 남은 어머니 곁에 머물 것인가
자유 프랑스군에 들어가 싸우러 떠날 것인가
청년은 물었다.
어느 쪽이 옳은 길이냐
사르트르는 답을 주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자유롭습니다. 그러니 선택하십시오."
어느 쪽을 고르든
그 결과를 대신 짊어져 줄 사람은 없다는 말
그는 이것을 '자유의 무게'라 불렀다.
선택하지 않는 것조차
하나의 선택이 되어 버린다는 것
심리학자 줄리언 로터는
사람의 마음에 두 개의 손잡이가 있다고 했다.
일의 결과가 내 손에 달렸다고 믿는 마음과
운과 바깥의 힘에 달렸다고 믿는 마음
바깥에 손잡이를 둔 사람은 가벼워 보이지만
어느 길에서도 주인이 되지 못했고
안쪽에 손잡이를 쥔 사람은 무거워 보이지만
넘어져도 자기 걸음으로 일어섰다
그래서 선택이 무거운 것은
우리가 약해서가 아니라
선택이 정말로 내 것이기 때문
밤마다 우리는 그 무게를 느낀다.
이 길이 맞았을까
다른 길이 더 나았을까
그 물음이 가슴을 누르는 것은
내가 대충 살지 않았다는 증거
무거운 짐을 받아들이는 법은
짐을 가볍게 만드는 데 있지 않았다.
내려놓을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두 팔을 단단히 감아 안은 채
한 걸음씩 걷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느 날 문득
짐이 곧 걸음의 중심이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짐을 진 사람의 발자국이
더 깊이 땅에 남는 것처럼
그러니 오늘 내린 선택의 무게를
조용히 받아 안자.
무게만큼
나는 내 삶에 깊이 닿아 있으므로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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