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다.
이 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누가 붙여준 이름인지 궁금해진다.
내가 나를 그렇게 불렀던가
아니면 곁의 사람들이
나를 편하게 쓰기 위해 붙여준 이름이었던가
착하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한 칸씩 작아졌다.
그 말은 칭찬의 얼굴을 하고
거절하지 않을 사람이라는 약속을 받아갔다.
1945년, 뉴욕.
독일에서 건너온 정신분석가 카렌 호나이는
'우리의 내적 갈등'이라는 바카라을 펴냈다.
진료실에서 오래 마주한 사람들 가운데는
유난히 상냥한 이들이 있었다.
부탁을 받으면 먼저 고개를 끄덕였고
싫은 기색은 얼굴에 올리지 않았다.
호나이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말해지지 않은 계산 하나를 발견했다.
내가 다정하면 미움받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맞춰주면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사랑이라기보다
불안을 달래는 방식이었다.
그녀는 사람이 불안을 다루는 길을
세 갈래로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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