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다고 좋은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니다

by은파랑

1980년대, 시애틀의 작은 연구실
심리학자 존 가트맨은
부부들을 마주 앉혀 놓고
십오 분만 편히 이야기해 보라고 했다.

몸에는 작은 센서가 붙어 있었다.
말이 없어진 사람 심장은
오히려 더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는 고요에 이름을 붙였다.
돌담 쌓기
입을 닫고 마음을 닫고
벽 뒤에 숨어 버리는 일

참는 얼굴은 평온해 보여도
몸은 끝내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말하지 않은 말들은
조금씩 쌓여 두꺼운 벽이 되었다.

우리도 그랬다.
괜찮다고 말한 저녁에도
괜찮지 않은 마음이 먼저 잠들지 못했고

삼킨 말들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사이에 조용히 벽돌로 놓였다.

이제는 알 것 같다.
오래 참는 사람이 아니라
다치지 않게 말하는 사람이
관계를 오래 지킨다.

벽돌 하나를 내려놓고
작게 한마디 건네 보려 한다.
나는 이게 조금 서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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