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예로부터 삼다도(三多島)라 불렀다.
바람이 많고, 돌이 많고, 여자가 많은 섬
세 가지 많음은
모두 거셈에서 나온 것이었다.
바람은 마당의 빨래를 눕히고
지붕을 붙들어 매게 했으며
사람의 목소리마저 크게 키웠다.
작게 말하면
바람이 그 말을 삼켜버렸으므로
돌밭을 일구던 손은
부드러움보다 단단함을 먼저 배웠고
바다에 들어가 숨을 참던 여자들은
물 위로 올라와 참았던 숨을
가장 짧고 굵은 말로 터뜨렸다.
제주어는 그렇게
육지와 바다로 두 번 끊긴 채
섬 안에서 홀로 자라난 말이었다.
표준어가 매끄러운 강의 흐름이라면
제주어는 파도에 깎인 바위의 결이었다.
부드러운 것은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곳에서
쉽게 부서졌다.
그러니 이곳의 거친 말들은
무례해지려는 마음이 아니라
버텨내려는 몸에서 나온 것이었다.
육지의 말은 감정을 감추려 다듬어졌고
제주의 말은 바람 앞에서 감출 틈이 없었다.
낯선 이의 귀에는
그 말이 사납게 들렸겠지만
그 안에는
바람에 맞서 온 사람들의
오래된 생존의 억양이 있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놀라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오래 머물고서야 알았다.
그것은 나를 향한 날이 아니라
이 땅이 살아온 방식이었다는 것을
거센 말속에
가장 순한 마음이 들어 있을 때가 있다.
바람이 다르면
말의 결도 달라진다는 것을
그 섬에서 배웠다.
은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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