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은나무


어떤 이야기는

있는 그대로 말할 수가 없다.


분명 지나온 일인데도

그대로 꺼내놓으면

오히려 낯설어진다.


그래서 사람은

조금 덜어내고

조금 덧붙인다.


기억은

그렇게 다시 만들어진다.


이 이야기도

그렇게 남았다.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어디부터가 감정인지


나는

굳이 나누지 않기로 했다.


중요한 건

그때의 마음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는 것.


그걸로

충분하다고 믿었다.


우리는 종종

사람을 잊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앞에 있었던

어떤 시간의 나를

더 오래 붙잡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를 떠올리기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때의 나를

조금 더 이해해 보려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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