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최소한의 미적분 상식 15

쌓이고 쌓여서 면적이 되다: 적분(Integration)의 기초

by김응석

도형의 넓이를 뜻하는 면적(面積)의 '적(積)'과 적분(積分)의 '적'은 같은 한자입니다. 積은 '쌓다', 分은 '나누다'라는 뜻이고, 합치면 '잘게 나누어 쌓는다'가 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미분을 '지금 이 순간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순간의 변화율)를 포착하는 도구'로 살펴보았다면, 이번 장부터는 그 미분과 짝을 이루는 마법, 바로 '적분'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적분은 아주 작게 쪼개진 조각들을 다시 하나로 모아 전체의 크기와 이야기를 복원하는 과정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 쪼개고 더해서 넓이 구하기

가로축과 구불구불한 곡선 사이의 공간, 즉 '곡선 아래의 넓이'를 구해야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사각형이나 원처럼 공식을 쓸 수 없는 복잡한 형태 앞에서 인류는 기발한 해결바카라을 찾아냈습니다. 기원전 3세기, 아르키메데스는 포물선 안에 작은 삼각형들을 무수히 채워 넣는 방식으로 넓이를 구했습니다. 적분 아이디어의 아주 오래된 조상이라 할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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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분으로 곡선 아래의 넓이를 구하는 과정은 크게 3단계입니다.

잘게 쪼개기: 곡선 아래의 영역을 폭이 얇은 직사각형 막대들로 촘촘히 나눕니다.

더하기: 직사각형들의 넓이를 모두 더해 전체 넓이를 어림잡습니다.

더 잘게 쪼개기: 막대를 한없이 얇고 많이 만들수록 곡선 위로 튀어나오거나 모자란 틈새가 줄어들고, 막대들의 합은 실제 곡선의 넓이에 한없이 가까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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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는 각 구간의 왼쪽 높이를 기준으로 세웠습니다. 그래서 곡선 위로 튀어나온 부분과 모자란 부분이 함께 보입니다. 퍼센트는 이 도식의 곡선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입니다.

다루기 까다로운 대상을 미세한 크기로 쪼갠 뒤 다시 합쳐서 전체를 파악한다는 것, 이것이 적분의 핵심 원리입니다.


넓이와 누적은 어떻게 연결될까?

그래프의 '넓이'를 구하는 과정은 우리의 일상에서 '누적'이라는 이름으로 작동합니다. 매일 타는 자동차의 계기판이 대표적입니다. 속도계가 지금의 찰나의 속도 변화율 보여 주는 '미분'이라면, 누적 주행거리계는 '적분'입니다.

가로축은 시간, 세로축은 속도인 그래프를 그려 봅시다. 시속 80km로 일정하게 1시간을 달렸다면 80km × 1시간=80km로 곱셈 한 번이면 끝납니다. 하지만 실제 운전에서는 속도가 계속 변하지요. 그래서 시간을 짧게 나누고, 각 구간마다 '속도 × 아주 짧은 시간 = 그사이 이동한 짧은 거리'를 구해 모두 더합니다. 이 짧은 거리가 바로 앞에서 본 얇은 직사각형 막대 하나의 넓이입니다. 막대의 폭은 짧은 시간, 높이는 속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든 막대를 쌓으면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총 이동 거리'가 됩니다. 속도 그래프 아래의 면적이 현실에서는 이동 거리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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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원리는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순간순간 사용하는 전력(kW)을 시간 축 위에 쌓아 올린 것이 전기요금 고지서의 사용량(kWh)이고,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물이 흘러나오는 양(유량)을 계속 누적한 것이 욕조에 찬 물의 양입니다.

3D 프린터도 적분을 닮았습니다. 이번에는 넓이가 아니라 부피 이야기입니다. 3D 프린터는 아주 얇은 2차원 단면(층)을 수없이 인쇄해 위로 쌓아 3차원 입체를 만듭니다. 층이 두꺼울 때는 표면에 계단 같은 흔적이 보이지만, 층을 얇게 할수록 훨씬 매끄러운 곡면에 가까워집니다. (물론 실제 프린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막대를 얇게 쪼갤수록 곡선의 넓이에 가까워지는 원리와 닮았습니다.


AI 시대, 적분은 어떻게 쓰일까?

인공지능 시대에도 적분은 '확률'을 다루는 핵심 도구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떤 공장에서 만든 부품의 길이가 규격(9.9~10.1mm) 안에 들어올 확률을 AI가 계산한다고 해 봅시다. 길이는 이론적으로 9.97mm, 10.003mm처럼 무한히 촘촘하고 연속적인 값을 가질 수 있어서, 그 확률 분포는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종 모양 곡선(정규분포)으로 그려집니다.

여기서 직관에 어긋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이 곡선에서 '정확히 10.000mm일 확률'은 0입니다. 점 하나는 폭이 없어서 차지하는 넓이가 0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 값이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래서 의미 있는 확률은 곡선의 높이가 아니라, 9.9에서 10.1 사이의 곡선 아래 면적으로 구합니다. 여기서 적분이 등장합니다. "곡선 전체의 면적을 100%라고 하면, 9.9~10.1 구간이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이 곧 그 구간에 들어올 확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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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컴퓨터는 무한히 쪼갤 수 없어서, 이런 계산은 '유한하게 쪼개서 더하는 방식'으로 근삿값을 찾습니다. 얇은 직사각형 막대를 아주 많이 세워 더하는 합산(Summation)도 그 방법이고, 계산이 더 복잡해지면(예: 변수가 수십, 수백 개일 때) 다트를 던지듯 무작위로 수많은 점을 찍어 곡선 아래에 들어간 점의 비율로 넓이를 어림하는 '몬테카를로(Monte Carlo)' 방법도 대표적입니다. 이름은 도박으로 유명한 모나코의 도시에서 따왔는데, 우연(무작위)에 기대는 방법이라 붙은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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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매 순간 적분 기호를 풀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확률 모델이나 시뮬레이션처럼 '곡선 아래 면적'이 필요한 곳에서 이런 근사가 쓰인다는 이야기입니다.


미분과 적분, 이어지는 이야기

미분이 '지금 이 순간의 변화'를 들여다보는 돋보기라면, 적분은 '그 순간들을 이어 전체 이야기'를 한눈에 보여 주는 지도입니다.

반대처럼 보이는 두 행동, 순간을 들여다보기(미분)와 순간을 쌓아 전체 보기(적분)는 사실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두 개념이 어떻게 서로의 짝이 되어 '미적분학의 기본정리'를 완성하는지, 그 연결고리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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