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주민
영진상회 앞에 자주 모여 계신 동네 아주머니와 할머니들. 이리 좀 와보라고 손짓하셔서 가보면 핸드폰 안에 가득한 정원 사진들. 손수 가꾸신 어여쁜 꽃에서 씨앗을 받아 나눠주시고 집에 가서 심으라고 인심 좋게 꽃삽으로 파서 손에 쥐어주신 여린 식물들. 집에 와서 옮겨 심고 가만히 물을 준다. 무언가를 매일매일 정성껏 보살피고 가꾸며 행복해하는 분들. 서촌에서 살며 보고 배우는 것들.
아파트에서 살 땐 이웃이 누군지 잘 모르고 살기도 했는데 길 건너 강아지와 함께 걸어가는 카페 사장님도, 영진상회 아주머니, 윗집 경림 언니, 바카라방 할아버지, 중국집 사모님도.. 모두 모두 매일 웃으며 살갑게 정을 나누는 가까운 이웃들이다. 청하식당도 문을 닫고 어느 골목은 무언가 너무 깔끔해지고 있지만 서촌스러움을 너무 많이 잃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다듬어지지 않은 그런 느낌들이 동네의 매력이었는데 무언가 좀 너무 매끈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많다.
#열두달서촌일기 #열두달에피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