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나무와 작은 씨앗

존중

byEl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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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숲 한가운데에는 누구보다 크고 오래된 거대한 나무가 서 있었습니다.

숲속 동물들은 모두 그 나무를 할아버지 나무라고 불렀습니다.

굵은 줄기는 수십 마리의 다람쥐가 손을 잡아야 겨우 감쌀 만큼 컸고,

넓게 펼쳐진 가지는 숲을 시원한 그늘로 감싸 주었습니다.

새들은 그 위에 둥지를 틀었고,

토끼는 그 아래에서 낮잠을 잤으며,

여우와 고슴도치도 더운 날이면 그 그늘을 찾았습니다.

어느 봄날,

할아버지 나무 곁에 아주 작은 씨앗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씨앗은 손톱보다도 작았습니다.

작은 싹이 살며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토끼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렇게 작은 나무가 무슨 도움이 될까?”

다람쥐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만큼 자라려면 백 년은 걸리겠는걸.”

개구리는 장난스럽게 말했습니다.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아.”

작은 씨앗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햇살을 향해 조용히 잎을 펼쳤습니다.

그 모습을 할아버지 나무는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며칠 뒤,

큰비가 내렸습니다.

거센 바람이 숲을 흔들었습니다.

작은 씨앗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흔들렸습니다.

그때,

할아버지 나무의 커다란 가지가 바람을 막아 주었습니다.

굵은 뿌리는 흙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붙잡아 주었습니다.

비가 그친 뒤,

작은 씨앗은 무사히 서 있었습니다.

씨앗은 고개를 들어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나무는 부드럽게 웃었습니다.

“언젠가는 네가 다른 누군가를 지켜 줄 날이 올 거란다.”

계절은 천천히 흘러갔습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씨앗은 조금씩,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해 겨울,

눈보라가 숲을 덮쳤습니다.

차가운 바람에 작은 새 한 마리가 길을 잃었습니다.

쉴 곳을 찾던 새는

이제 제법 자란 어린 나무의 가지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어린 나무는 자신의 작은 가지를 흔들며 새를 감싸 주었습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할아버지 나무가 미소 지었습니다.

“보았니?”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시작되었단다.”

어린 나무는 부끄럽게 웃었습니다.

“아직 저는 아주 작은걸요.”

할아버지 나무가 대답했습니다.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란다.”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나무를 크게 만드는 거란다.”

숲속 친구들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날 이후,

토끼는 작은 꽃도 함부로 밟지 않았고,

다람쥐는 새로 돋아난 싹을 조심히 피해 다녔습니다.

개구리는 어린 나무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시간이 흘러,

작은 씨앗은 어느새 숲을 지키는 또 하나의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의 그늘 아래에는

또 다른 작은 씨앗 하나가 조용히 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어린 나무는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가지를 넓게 펼쳤습니다.

그늘은

언제나

작은 생명에게서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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