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를 잃어버린 여우

정직

byEl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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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는 숲 가장자리에는 핀이라는 어린 여우가 살고 있었습니다.


핀은 무엇이든 잘하는 아이였습니다.


빨리 달릴 줄도 알았고,


높은 바위를 뛰어넘을 수도 있었으며,


도토리를 가장 많이 모으는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친구들은 늘 말했습니다.


"핀은 정말 대단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핀의 어깨는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어느 가을 아침,


숲에서는 '도토리 축제'가 열렸습니다.


누가 가장 많은 도토리를 모았는지 함께 나누고,


겨울을 준비하는 날이었습니다.


핀은 누구보다 큰 바구니를 들고 숲을 누볐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다 참나무 아래에서 커다란 도토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와!"


핀은 얼른 주워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하지만 그 도토리에는 작은 이름표가 달려 있었습니다.


'다람이'


핀은 잠시 멈춰 섰습니다.


"분명 다람쥐 다람이 것이겠지."


하지만 축제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도토리 하나면 내가 1등일지도 몰라.'


핀의 마음속에서 두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돌려줘.'


'괜찮아. 하나쯤은 몰라.'


핀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구니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동물들은 저마다 모은 도토리를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다람이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제가 가장 소중하게 찾은 큰 도토리가 없어졌어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숲은 조용해졌습니다.


핀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바구니 속 가장 큰 도토리가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토끼가 말했습니다.


"같이 찾아보자."


모두가 숲을 뒤졌지만,


도토리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핀은 더 이상 친구들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그날 밤,


핀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토리 하나가 자꾸 마음속에서 굴러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핀은 도토리를 들고 다람이를 찾아갔습니다.


"다람아…"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이건… 네 도토리야."


다람이는 놀란 얼굴로 핀을 바라보았습니다.


핀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어제 참나무 아래에서 주웠어."


"네 이름을 봤지만…"


"1등을 하고 싶어서 말하지 못했어."


숲은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잠시 후,


다람이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고마워."


핀은 고개를 들었습니다.


"화 안 났어?"


다람이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속상하긴 했어."


"하지만 네가 직접 와서 말해 줘서 기뻐."


그때 부엉이가 천천히 내려앉았습니다.


"정직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란다."


"실수를 인정할 용기를 내는 것이지."


핀은 깊게 숨을 쉬었습니다.


마음속을 무겁게 누르던 돌 하나가 사라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축제의 마지막,


부엉이는 특별한 상 하나를 꺼냈습니다.


"오늘의 용기상."


모두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부엉이는 핀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가장 많은 도토리를 모은 친구보다,


진실을 선택한 친구가 더 큰 용기를 보여 주었단다."


친구들은 모두 박수를 쳤습니다.


다람이는 가장 먼저 핀을 꼭 안아 주었습니다.


핀도 환하게 웃었습니다.


그날 이후,


핀은 숲에서 가장 많은 도토리를 모으는 여우가 아니라,


가장 믿을 수 있는 여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속삭이는 숲에서는,


도토리보다 더 소중한 것이 하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정직한 마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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