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헬쓰장을 갔을때, 코치는 나를 보자마자, '오늘은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를 할거에요' 라고 했다. 피티 등록후 초반에 잠깐 시도해보다 그만뒀던거라 아 잘 못할텐데..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쩌나, 하라면 해야지. 내 몸을 위한건데. 그래서 알겠다고 했는데, 선생님은 '오늘은 아침부터 계속 생각했어요. 회원님 오시면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 시켜야겠다, 어쩐지 그걸 꼭 시키고 싶더라고요' 하시는거다. 아, 네? 하하하하하.
그렇게 나는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를 시작했다.
보통 다른 웨이트 운동의 경우, 1세트에 20개씩 해서 4세트를 완성하는데, 이건 한쪽에 열두개씩 했다. 보통 다른 거 스무개 하다가 열두개를 하려니 자존심이 상했지만, 와,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었다. 열두개도 정말 간신히 한거다.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는, 일단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스쿼트인데, 그런데 한쪽 다리로 하는거다. 한 쪽다리는 뒤로 벤치에 기대어 두고, 선 한쪽 다리로 앉았다 일어나는 것. 이 때 보통 손에 덤벨을 들고 하는데, 덤벨은 내 몸의 중심을 잡는 것을 도와준다. 그렇게 나는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를 시도하면서, 나도 모르게 절로 신음소리가 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고, 회가 거듭되수록 윽, 윽 하면서 안간힘을 짜내야 했다.
한 쪽 다리 열두개만 마쳤을 뿐인데도 다리가 후들거렸고, 이내 반대쪽 다리를 해야 했지만 나는 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 약간 시간이 지난 뒤에, 반대쪽도 마치고 나면 조금 더 긴 휴식을 취했다. 다음 세트를 할 수 있을까, 자꾸 걱정이 되었지만, 어쨌든 해낼 수 있었고, 내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선생님이 '이거 그냥 3세트만 할까요' 하시는데, '아뇨, 여자로 태어나서 하던건 마저 해야죠, 4세트 가죠' 라고 했다. 선생님은 마구 웃으시며, 괜찮으시겠어요? 하셨는데, 나는 울 것처럼 힘들었지만, 어쨌든 4세트를 모두 마쳤다.
이번 운동이 너무나 힘들긴 했지만, 동시에 너무 좋기도 했다. 왜냐하면, 엉덩이와 뒷벅지에 힘이 들어가는게 너무나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등쪽도 그리고 엉덩이랑 뒷벅지도 힘을 잘 못느끼고 운동을 해도 자극을 잘 못느끼는데, 이번에는 선생님의 티칭이 제대로 온건지, 엉덩이 자극이 진짜 장난 아닌거다. 내가 애초에 웨이트를 시작한 이유가 뭔가. 바로 엉덩이아 뒷벅지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가 아니었는가! 그래서 이것은 너무나 힘들지만, 너무나 맞춤한 운동이었고, 내게 절실한 운동이었던 거다.
그 다음 이어지는 하체 운동들도 간신히 해서 그 날의 운동을 마쳤는데, 이대로 집에 갈 수 있을것인가 할만큼 다리가 너무나 후들거렸다. 다음날, 어김없이 근육통이 시작되었고, 항상 웨이트의 근육통 정점을 찍는 이틀 후에는, 와 걸을 때도 근육통이 있었다! 바로 다음날에는 의자에 앉거나 계단을 오를 때에만 엉덩이에 근육통이 있었는데, 그 다음날에는 인정사정 봐주지 않긔!! 걷거나 움직일 때마다 으윽, 하면서,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육체는 괴롭지만 기분은 좋아. 아아, 내 엉덩이랑 뒷벅지가 이렇게 한 뼘 자랐겠구나. 그래, 계속 자라자, 계속. 너무 힘들지만, 울 것 같지만, 다리가 후달리지만, 다크서클이 강하게 내려오지만, 그러나 불가리안 스플릿 스쿼트, 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