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명을 '엄진서'로 변경합니다.
대화할 때 손짓과 눈빛, 풍부한 표정을 빌려
마음을 전하곤 합니다.
비언어적인 표현들이 주는
생동감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의 세계는 생소했습니다.
오직 글자만으로 저를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저를 조급하게 만들었습니다.
첫 온라인카지노 작가 도전에서
저는 11편의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제 감정에 취해 온갖 형용사와 미사여구로
문장을 치장했습니다.
어울리지 않는 장신구를 잔뜩 걸친 모습이었지만,
저는 그것이 성의이자 개성이라고 믿었습니다.
결과는 연이은 탈락이었습니다.
자신감이 바닥에 닿았을 때,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 쓰기』를 만났습니다.
"글쓰기는 자아의 행위이다."
"간소하게, 부디 간소하게 쓰자."
이 두 문장은 제게 거대한 기둥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저를 드러내기 위해 쓴 글이
실은 저를 가리는 수단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자아의 행위는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낸 자리에 남는
정직한 '나'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깎아내기 시작했습니다.
11편의 글 중 90%를 덜어냈습니다.
아깝고 소중해서 마지막까지 붙잡고 싶던
단어들도 뜻이 겹친다면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3편의 글만 남았을 때,
비로소 온라인카지노의 문이 열렸습니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더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누군가에게 가닿았다는 사실에 뛸 듯이 기뻤습니다.
처음부터 필명을 '엄진서'로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카지노의 문을 두드리며 설정했던
본명은 한동안 바꿀 수 없었습니다.
이제야 그 배움을 잊지 않기 위해 필명을
'엄진서'로 바꿉니다.
제 글쓰기 멘토인 윌리엄 진서의 이름을 빌려,
항상 덜어내고 깎아내며 저 자신을 정직하게 담겠다는 다짐입니다.
소리 소문 없이 이름을 바꿔도 그만일 만큼 저는 평범한 글쓴이일 뿐입니다.
다만 제 글을 마주하는 분들에게 정직하고 싶어
이 기록을 남겨둡니다.
앞으로도 배운 대로 제 삶을 적어 가겠습니다.
부족한 글에 귀한 시간을 내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