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돌이의 행복론

취미 생활

by자봉

내 나이 어느덧 70대.

은퇴를 하고 지나온 날들을 가만히 추억해 보니, 문득문득 가슴 한구석에 밀려오는 아쉬움과 후회가 왜 없겠는가!


남은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해야 성공적으로, 또 후회 없이 살 수 있을까 싶어 요즘은 이런저런 바카라들을 부지런히 들춰보곤 한다.

어느 통계 자료를 보니 은퇴 후 노부부가 남부럽지 않게 살아가려면 한 달에 최소 300만 원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숫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은퇴 뒤에 찾아오는 '텅 빈 시간'이다. 온종일 할 일 없이 거실에 앉아 TV만 붙잡고 있다 보면, 멀쩡하던 사람도 마음이 천천히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져간다


노년의 삶이란 혼자서도 외롭지 않게 놀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마음 터놓고 지낼 수 있는 다정한 친구 한두 명 곁에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나 역시 칠십 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새로운 즐거움에 눈을 떴다.


요즘은 일주일에 한두 번, 퇴직 동료 세명. 고교동창과 함께 스크린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


단돈 만 천 원 한 장이면 서너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게 금방 흘러간다.


그 작은 방 안에서 서로 나이스 샷을 외치고, 실수하면 껄껄 웃고 떠들다 보면 가슴속 해묵은 스트레스가 단번에 날아간다.

처음에는 골프채 쥐는 방법도 서툴러

만년 '백돌이'를 면치 못했는데, 부지런히 치다 보니 어느새 실력이 늘어 90타, 80타까지 점수가 올라왔다.


큰돈 들이지 않고도 동료들과 우정을 나누고 성취감까지 맛보니 이만한 보약이 없다.


어디 이뿐인가!

당구대 앞에 서서 공을 굴리기도 하고, 복지관에 들러 탁구채를 잡기도 한다.

내 노후의 가장 큰 재산은 부지런히 걷는 두 다리다. 하루에 만 보씩 동네 길을 걷다 보니, 그 흔한 혈압이나 당뇨도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한 해 쓰는 평균 병원비가 550만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 매일 땀 흘리며 걸은 덕분에 그 아까운 병원비를 단단히 아끼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인생은 즐거워라)


물론 요즘 들어 췌장이나 뇌 쪽에 아주 작은 염려가 생겨 마음이 쓰이기도 하지만, 아프면 언제든 병원에 달려가 진료를 받을 작은 경제력은 있으니 크게 조급해하지 않으려 한다. 조만간 병원에 들러 가볍게 검진받고 툭툭 털어내 버릴 생각이다.

내가 살아보니, 늙어서는 그저 오라는 곳이 많아야 팔자 좋은 인생이다. 그런데 누가 불러줄 때 귀찮다고 자꾸 안 가면 다음부터는 불러주지 않는다.


성격이 너그럽고 따뜻한 사람은 어딜 가도 환영받는 법이고, 친구들을 만났을 때 기분 좋게 밥 한 끼와 커피 한잔 살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품격은 저절로 따라온다.



인생의 후반전,

거창한 성공이 따로 있겠는가.

혼자서도 홀연히 여행을 떠나거나 등산을 즐길 줄 아는 독립심, 그리고 나다운 개성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당당함이 있다면 그것이 진짜 멋진 인생이다.

"나는 나다울 때가 가장 멋지다."

지나간 후회는 흐르는 강물에 흘려보내고, 오늘도 나는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 걸으면서

내 속도에 맞춰 개성 있게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다.


젊은 시절 신문배달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밤을 꼬박 새우면서 야간경비를 하며 틈틈이 공부하면서 부지런하게

살아왔다


고생은 했어도

지나온 세월 생각해 보노라면

아쉽고 힘들었던 시간들도 수없이 많았지만

어느 누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열심히 살아와서 행복하다


(걸을수 있을때 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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