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축시]

잉크로 쓴 약속, 사랑의 문장이 되다

[결혼기념일 축시]


잉크로 쓴 약속, 사랑의 문장이 되다




대학 교정, 잉크 냄새 자욱하던 편집실에서

우리는 서로의 눈동자라는 첫 문장을 읽었습니다

원고지 칸칸마다 채워 넣던 풋풋한 열정은

학보에 실린 기사보다 더 뜨거운 고백이 되어

사월의 봄바람처럼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칠판 앞에 서서 아이들의 꿈을 보듬던 당신의 세월,

분필 가루 날리던 그 길 끝에 꽃피운 퇴임의 영광과

여전히 아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나의 오늘이

'교육'이라는 이름의 같은 운율로 흐르고 있습니다


1990년 그날의 서약으로부터 서른여섯 해,

우리는 서로의 여백을 채워주는 가장 정직한 문장이었습니다

때로는 시인의 마음으로 세상을 노래하고

때로는 스승의 마음으로 삶을 가르치며

함께 걸어온 길은 그대로 한 권의 아름다운 시집이 되었습니다


조미숙, 나의 아내여

당신이 평생 일궈온 헌신과 사랑에 경의를 표하며

이제는 조금 느린 걸음으로 서로를 더 깊이 바라봅시다

아직 쓰지 않은 뒤편의 이야기들이

남은 생애의 여백마다 향기롭게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2026년 4월 28일

당신의 영원한 동반자이자 시인인 남편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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