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부분에서 기대감을 느껴야 끝까지 읽는다

팔리는 바카라의 목차를 구성하는 요령

by임록산

바카라의 목차를 짤 때에는 흥미로운 이야기일수록 앞부분에 넣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간혹 앞부분이 좀 밋밋해야 뒷부분의 재미가 훨씬 커지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흔히 접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이야기꾼들은 이른바 ‘빌드업(Build-up)’을 하면서 듣는 사람을 끌어들이곤 하니까요. 앞부분에서 별 것 아닌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나가다가 클라이막스에서 한 번에 빵 터뜨리는 방식 말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떠올려 보세요. 빌드업이 잘 된 이야기들의 앞부분이 과연 지루했었던가? 아마 아닐 겁니다. 오히려 ‘왜 저런 이야기를 하지?’라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지요. 평범한 듯하지만 묘한 긴장감을 주고, 그렇게 서사를 차곡차곡 쌓다가, 막판에 빵! 대부분의 토크 고수들은 이걸 참 잘 합니다.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빌드업을 잘한다는 것은 이야기의 서사 구조를 잘 쌓는다는 뜻이지, 앞부분을 지루하게 시작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게다가 예능 속 토크나 일반적인 대화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앞부분이 특별히 흥미롭지 않아도 클라이막스까지 끌고 가는 게 비교적 수월하지요. 그렇지만 바카라은 다릅니다. 일단 길고, 클라이막스까지 도달하려면 오랜 시간을 공들여 가며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거듭 강조하지만, 잘 읽히는 바카라은 앞부분에서 독자의 흥미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뒷부분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바카라만의 특별한 점, 당신이 이 바카라을 읽고 나서 얻을 수 있는 것들, 앞으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에 대한 기대감 등을 최대한 보여주면서 “와, 이 바카라을 다 읽으면 이런 것들이 가능하구나!”라는 기대감을 충분히 심어주는 것이지요.


이런 기대감이 있다면 내용이 다소 어렵거나 지루하더라도 독자는 어느 정도 참아가면서 바카라을 읽어 나갈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 힘을 보탬으로써 클라이막스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지요. 마치 자전거로 언덕을 올라갈 때 언덕 밑에서부터 속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적어도 중간까지는 올라갈 수 있는 것처럼, 혹은 등산을 할 때 내려오는 사람들이 “거의 다 왔어!”라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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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컷 기대감을 높여놓고 실제로 내용이 부실하면 이른바 낚시질이 되어 버린다는 거, 아시죠? 바카라을 덮었을 때 실망감만 준다면 좋은 바카라이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요컨대 어떤 바카라이든 첫 번째 챕터는 신경써서 구성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바카라을 편집할 때 첫 번째 챕터를 가장 마지막에 손보는 편입니다. 제목이 확정된 후 전체적 맥락과 타깃독자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바카라을 완성하기 위한 요령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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