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디자인 소프트웨어 살펴보기① / 인디자인
오늘은 본업 모먼트. 바카라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큰 출판사의 에디터라면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만, 독립출판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알아두셔야 할 이야기. 바로 북디자인(조판) 프로그램입니다.
원고가 완성되었다는 걸 전제로, 실무에서 말하는 편집이란 대부분 이 디자인 작업과 함께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용어가 조금 헷갈릴 수 있는데, 바카라 편집 실무에서 '디자인'이라고 하면 시각적으로 좋게 만드는 작업뿐 아니라 원고를 바카라 형태로 '앉히는' 작업까지 포함합니다. 아날로그 시절에 많이 사용하던 조판(組版)이라는 개념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즘은 과거처럼 활판을 하나하나 식자(植字)하지 않으니, 이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게 디자인 프로그램(소프트웨어)입니다.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쓰는지 오늘부터 5회에 걸쳐 설명해보겠습니다. 독립출판을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래 프로그램 중에 가장 적합한 걸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출판 편집 프로그램
인디자인 (Adobe Indisign)
일러스트레이터 (Adobe Illustrator)
한글 (한글과컴퓨터)
MS오피스 (Microsoft Office)
아크로뱃 프로 (Adobe Acrobat Pro)
'인디자인'은 출판 편집 프로그램 하면 당연히 떠오를 정도로, 출판계에서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어도비 사의 상품이다보니 형제격인 일러스트레이터와 비슷한 기능이 많지만 도서 편집에 특화된 프로그램이라서 관련 기능이 더 다양합니다. 출력을 위해 PDF로 변환하기도 쉽고, 저자가 변덕(?)을 부려서 페이지를 뒤집어 엎을 때도 순서 조정이 수월하며, 복잡한 레이아웃도 구현 가능하지요.
그리고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물론, 수백 쪽 짜리 바카라을 작업하는 것 치고는 말이지요. 웬만한 사양의 일반 PC에서도 잘 돌아갑니다. 인디자인이 나오기 전에는 쿽익스프레스라는 프로그램이 대세였는데, 이건 무조건 애플의 맥(Mac)을 써야 했고, 멈추기도 잘 멈췄지요.
그러고 보면 '편집은 무조건 애플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깨뜨린 제품이 바로 이 인디자인 아닌가 싶네요. 물론 전문 디자이너들은 여전히 디자이너용 맥(Mac)을 비싸게 구입합니다만, 독립출판 하시는 분들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많이들 모르시는데 전자바카라(디지털카지노 게임) 만드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퍼브(e-Pub)를 위한 텍스트 추출도 가능하고요. 어떻게 보면 디지털카지노 게임은 일반적인 이퍼브 전자바카라보다 그래픽적으로 훨씬 멋지지요. 패션 쪽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저도 디지털카지노 게임 만드는 법을 잠깐 배워보긴 했는데, 음... 감각이 부족한 저는 일단 포기. 하지만 충분히 가능은 하다는 거.
단점은 거의 없는데 딱 하나, 비싸다는 거. 아무래도 전문가용 프로그램이다보니 저렴할 수 없지요. 연간 구독료 50만 원은 생각하셔야 합니다. 아, 참고로 이 비용은 인디자인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일러스트레이터, 포토샵, 아크로뱃 프로, 프리미어 프로 등을 모두 사용하는 '어도비 패키지' 서비스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인디자인만 따로 구독할 수도 있지만, 이왕 하실 거면 패키지가 낫습니다. 어차피 편집작업을 하려면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이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크로뱃은 말해 뭐합니까, 없으면 절대로 안 될 프로그램인데요. 음.. 이렇게 생각해보니까 전문가용 프로그램 너댓 개, 그밖의 그래픽 관련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하는데 월 4만원대 구독료라면 엄청 비싼 건 아닌 듯 싶기도 하고...
팁 하나 드리자면, 학생이나 교사들은 첫 1년을 엄청나게 할인해줍니다.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기업형 프로그램도 있고요. 조건이 맞으시는 분들은 잘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단점은 사용법이 복잡하다는 거. 기능이 엄청 많다 보니 그걸 다 배우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여기에 일러스트레이터와 포토샵까지 함께 배우려면 시간과 노력이 좀 필요하지요. 저도 그 많은 기능을 다 활용하지는 못합니다. 자주 쓰는 기능만 제대로 할 줄 알고, 필요한 게 생기면 튜토리얼을 찾아서 공부하며 활용합니다. 사실 뭔가 공부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해보는 거잖아요.
요즘은 그래픽 분야에서도 AI가 대세다 보니 어도비 제품들이 외면받는다는 뉴스를 본 적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경쟁 프로그램들이 있지요. 저도 몇 번 써봤습니다. 초보에게는 분명 훨씬 수월하게 느껴지겠더라고요. 당연하죠, 기능이 단순하고, 대충 만들어도 평균 수준은 해주니까요.
하지만 쓰다 보면 답답한 게 사실입니다. 평범한 수준을 바라는 거라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생각하는 내용을 섬세하게 구현하는 데에는 AI가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저의 판단. 특히 출판 쪽은 더 그렇습니다. 몇 페이지 안 되는 그림바카라이라면 모를까, 수십 쪽 이상을 편집해야 하는 단행본 출판은 AI로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게다가 이 AI라는 놈이 수정을 요구하면 할수록 산으로 가는 경향이 있어서, 가끔 키보드를 부수고 싶은 충동도 느끼고 말입니다. 그런 걸 생각하면, 모르긴 몰라도 당분간 인디자인의 권위가 낮아질지는 몰라도 절대 흔들리지는 않을 것 같긴 합니다.
요즘은 오히려 어도비 프로그램 내에 포함된 AI 기능을 활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편하긴 편하더군요. 어떤 식으로 활용하면 좋을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것도 쓰다 보면 요령이 생길 것 같습니다. 그리고 AI가 적용되면 아마도 초보자들에게 좀 더 친절한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겠지요.
요컨대, 독립출판을 본격적으로 하시려는 분이라면 인디자인은 배워두시는 게 좋습니다. 아직까지 이쪽 판은 어도비가 대세거든요.
(다음 글에서는 인디자인의 형제, 일러스트레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