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랖의 끝은...

글 따라 마음 따라

문득 나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선배형, 나 이제 이혼하고 싶어."


참 난감합니다.


이혼이라는 무섭고 어려운 말을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날 만나면 하는데

내게 무슨 답을 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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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히는

내게 던진 그 질문의 뜻을

너무 잘 알지요.


내게 묻는 이유를...


내게 원하는 건

자신의 처지에 대한 이해가 아닙니다.

자신이 힘드니 위로해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희생양...


그렇습니다.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를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남에게서 찾고 싶은 겁니다.


현명한 자들은

그 말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나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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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들은

집요하게

자신이 원하는 걸

내게서 성취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이혼할 마음이 있었다면

주변에 묻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리고 나에게도...


맞습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건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자신의 부인과의 이혼이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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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도 아닙니다.

충고도 아닙니다.


그냥 자신이 앞으로 겪게 될

엄청난 비난과 괴로움을

모두 뒤집어쓸

희생양이 필요했던 겁니다.


이혼하라는 답도

이혼하지 말라는 답도

전부 오답입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듣고 싶고

원하는 답은

그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미줄에 걸린 곤충 이미지 1.jfif


거미줄을 쳐 놓고

그 거미줄에 걸려

자신을 대신해 제단에 바칠


자기가 봤을 때

가장 멍청하고

남들에게 정의로운 척하는 걸 즐기는

바보 멍청이를 구하려는 거지요.


세상은 그런 겁니다.


자신의 오명을 대신 뒤집어쓸

적당한 멍청이를 구하는 사냥꾼.


그 사냥꾼이 설치한

올무에 걸리면 안 된다는 걸

뻔히 잘 알면서도


인생 선배니까

친하니까.

가족이니까 라는 변명거리를 만들며

스스로 희생양이 되어

남이 만든 제단 위에 눕는 우를 범합니다.


그저 감당이 안 되는


... 오지랖일 뿐입니다.


희생양이 되는 어리석은 양의 이미지 1.jfif


희생양이 되어

남의 제단 위에

무의미하게 올려진다 해도

고마워하지 않습니다.


왜 고마워합니까


자기가 친 거미줄에 걸린

멍청한 먹이에게...


이혼을 하든

이혼을 하지 않든.


그건 본인의 문제입니다.


남을 끌어들여

오롯이 자신의 문제인 것을

남의 문제로 둔갑시키는 졸렬한 인간.


끊어야 합니다.


모든 결말을 알면서도

늪에 빠진 자를 구하려고

같이 죽는 어리석음.


버려야 합니다.


이미 상대는 날 제단 위에 바칠

통통한 살찐 양으로 알 뿐입니다.


그래서


오지랖을 버려야 합니다.


오지랖을 부리는 이미지 1.jfif


알면서도 당하는 것처럼

멍청한 자는 없습니다.


주변을 잘 보세요.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고

자신이 판 함정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빠트리려는

이런 사악한 자는...


순수한 오지랖을 내어주어야 할 만큼

큰 의미가 있지 않은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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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을 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에 대한 나의 답을 원한다면


내 대답은 단호합니다.


묵언...

묵언...

묵언...


파멸로 이끄는

어리석은 오지랖은

모두에게 필요 없는 사족일 뿐.


그건 이젠 이 무자비한 사냥꾼과

반드시 이별을 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이미지 1.jfif


바람이 찹니다.

계절이 바뀌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무는 낙엽을 만들어

몸을 가볍게 만들듯.


이미 인연이 다한 상대와는

매정하게 이별해야 합니다.


그게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한

아주 현명한 지혜니까요.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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