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카지노 공모전
어제가 온라인카지노 공모전 마감일이었다.
생업에 정신없다 보니 막연히 ‘한번 내볼까’ 생각만 했을 뿐,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
발행해 둔 온라인카지노북 중에서 골라 응모해 볼까도 했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니 공모전에 낼만큼 잘 정리된 글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끝내 응모하지 않았다.
온라인카지노에 들어온 지 1년 6개월 남짓.
처음 1년은 신나게 쓰고 싶은 글을 썼다. 에세이, 시, 동시, 동화, 그리고 최근에는 초단편까지. 목표를 정해 두고 쓰기보다 쓰고 싶은 글, 해보고 싶은 장르를 하나씩 시도해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쓰다 보니 조금씩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초단편 소설에 도전하면서 깨달은 건, 나는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 내는 데 약하다는 사실이었다. 인물의 움직임이나 표정, 공간의 분위기를 글로 보여 주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노력만으로 단번에 해결되는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 글에 강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작은 에피소드를 글로 풀어내는 데 익숙하다. 거창한 사건이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사람들의 모습과 관계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공감할 만한 지점을 찾아낸다.
내 글은 화려한 문장이나 생생한 장면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글이라기보다, 편안하게 읽다가 어느 순간 ‘나도 그런 적 있는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글에 가까운 것 같다.
온라인카지노에서 여러 장르를 시도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어쩌면 이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잘하는 것과 어려워하는 것, 그리고 어떤 글을 쓸 때 나다운 글이 나오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는 것.
그러자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됐다.
첫째, 나에게 맞는 장르를 찾아 한 우물을 팔 것인가.
둘째, 지금처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글을 쓸 것인가.
셋째, 출간이라는 버킷리스트는 어느 길로 가야 할까. 투고, 전자바카라, 독립출판, 자비출판…. 아니면 출간 자체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할까.
넷째, 온라인카지노에 머물 것인가, 다른 플랫폼과 병행하며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인가.
다섯째, 그렇다면 나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인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이번 공모전에 응모하지 않은 건 어쩌면 그 많은 질문에 아직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글쓰기는 결국 나 자신과의 줄다리기라는 생각이 든다. 잘 쓰고 싶은 마음과 내가 잘 쓸 수 있는 글 사이에서 고민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과 익숙한 내 글의 장점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나의 글쓰기 철학(?)을 다시 세워 보려 한다.
응모하지 않은 공모전이, 내게 가장 많은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