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029. 학원에 지친 중3 (2)

그 많은 학원들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듀르크하임

안녕하세요!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입니다.

27편에서는 중3 아이들이 얼마나 이른 시기부터 입시의 구조로 들어가는지 이야기했습니다.

부모님은 준비시키고 싶어서 아이에게 공부를 질문하면, 아이는 통제당한다고 또는 비교당한다고 느낍니다.
부모님은 늦을까 봐 걱정하고 아이는 자신이 이미 늦었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남습니다.

학원을 줄여야 할까요?
선행을 멈춰야 할까요?
고등학교 준비를 조금 늦춰도 괜찮을까요?

오늘은 이 질문들에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답해보려고 합니다.



Q. 학원은 도움이 안 되나요? 다른 대바카라이 있나요?

당연히 잘 선택한, 그리고 좋은 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학원은 도움이 됩니다.

좋은 수업은 아이가 혼자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을 정리해줍니다.

좋은 자료는 무엇을 연습해야 하는지 보여줍니다.

적절한 과제와 테스트는 공부량을 만들어줍니다.


특히 중3 시기에는 수학과 영어의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시험 범위가 넓어지고, 과목별 공부 방식도 달라집니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중학교 때처럼 시험 직전에 몰아서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학원 자체가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학원은 공부를 대신해주지 않습니다.
학원은 공부의 재료를 줄 뿐입니다.

그 재료를 다시 꺼내고, 만지고, 틀려보고, 자기 말로 바꾸는 일은 결국 아이의 몫입니다.

학생의 상태와 무관하게 배치된 주6일 학원은 그러나 굉장히 높은 확률로 문제가 됩니다.

아이가 스스로는 못하니까 '스스로'무언가 해볼 시간을 아예 지우셨다면 다름 아닌 바로 지금이 위기입니다.




Q. 학원을 3개만 보내도 주6일 학원이 되는데요.

중3 학부모님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의 학원 시간표를 먼저 볼 때가 많습니다.

월요일 수학. 화요일 영어. 수요일 과학. 목요일 수학 보강. 금요일 국어. 토요일 특강. 일요일 테스트...

빈칸이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그런 시간표가 불안하면서도 조금 안심이 됩니다.

그래도 놀고만 있지는 않구나.
그래도 고등학교 준비를 하고 있구나.
그래도 남들보다 너무 늦지는 않겠구나.

그런데 시간표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아이가 배운 것을 복습할 시간이 있는지.
틀린 문제를 다시 풀어보았는지.
숙제를 끝낸 것과 이해한 것을 구분하고 있는지.
수업을 듣고 난 뒤 자기 공부 시간이 남아 있는지.
잠을 줄이지 않고 버티고 있는지.

시간표는 바쁨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 바쁨이 아이의 실력으로 바뀌었는지는 보여주지 못합니다.

시간표는 채워졌는데, 아이 안에서는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학원 숙제가 곧 공부가 되어버리는 아이들의 공부개념입니다.

공부를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해야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이게 될 때,

아이들의 공부는 급격하게 망가지기 시작합니다.


Q. 그럼, 공부가 자기 것이 되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아이들과 공부에 대해 논의할 때 표현이 달라집니다.

배운 것이 조금씩 자기 것이 되는 아이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합니다.

"저는 함수에서 그래프가 나오면 막혀요."

"영어는 단어는 다 아는데 문장이 길어지면 놓쳐요."

"과학은 개념은 아는데 문제에 적용할 때 헷갈려요."

"이 문제는 다시 풀면 될 것 같아요."

"이건 아직 '마스터'하지 못했는데요, 내일 보려고 했어요."

공부를 오래 했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자기 공부를 설명할 수 있느냐입니다.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고, 어디에서 막히는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대로 이런 말만 반복된다면 살펴봐야 합니다.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요."

"그냥 다 어려워요."

"뭐 해야 해요?"

"시험에 나와요?"

"그냥 답 알려주세요."

이 말이 아이가 게으르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오래 끌려다닌 아이가 자기 공부를 잃어갈 때 저런 말이 나옵니다.
너무 많은 수업과 숙제와 테스트 사이에서, 아이가 자기 상태를 말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 것입니다.



Q. 선행은 어디까지 해야 하나요?

선행의 기준은 '어디까지 진도가 나갔는가'가 아니라 '교육청 기출문제를 스스로 강의할 수 있는 정도'여야 합니다.


고등수학을 들었다고 해서 준비된 것은 아닙니다.
개념을 다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표 문제를 혼자 풀 수 있어야 합니다.
틀렸던 문제를 다시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진도는 빠른데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문제가 별로 없다면, 아이는 앞서간 것이 아닙니다.

그냥 스쳐 지나간 것입니다.

선행은 결국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공부할 수 있는 준비가 얼마나 되었는지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들었던 것을 다시 꺼낼 수 있어야 합니다.
배웠던 것을 문제 앞에서 다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교육청에서 출제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기출문제집은 좋은 지표가 됩니다.

교육청 기출문제의 정답률이 90% 정도가 되면서,

그 문제들을 설명해보라고 하면 개념부터 문제 풀이 기술까지 다 '강의'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선행이 잘 된겁니다.



Q. 지금부터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거창하게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 주말에는 세 가지만 보셔도 됩니다.

첫째, 학원에서 배운 것 중 혼자 다시 풀 수 있는 문제가 얼마나 되는가.

둘째, 틀린 문제 중 다시 풀어야 할 문제들을 스스로 다시 푸는 시간이 있는가.

셋째, 요즘 아이가 자주 반응하는 관심사가 게임이나 SNS말고 무엇이 있는가.


아이에게 매일 완벽한 공부 계획을 요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아이가 자기 공부를 한 문장으로 말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이 유형의 문제는 꼭 여기서 막혀요."

"이건 다시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건 아직 혼자서는 잘 안풀려요."

"이건 좀 잘 풀고 싶어요."

아이와 상담할 때 이런 표현들이 살아 있으면 아이는 아직 자기 공부를 잃지 않은 것입니다.


학원표가 빽빽하다고 해서 실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틀린 문제를 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 말로 설명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 관심을 알아차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3의 고등학교 준비는 아이를 더 바쁘게 만드는 데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많이 듣는 아이보다 배운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아이가 오래 갑니다.
많이 푸는 아이보다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습관이 있는 아이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절대 중3 아이의 시간표를 볼 때, 빈칸을 어떻게 채울지 살피지 않았으면 합니다.

빈칸이 없으면 아이는 반드시 쓰러집니다.

그 시간표 안에 아이 자신의 주체성이 남아 있는지 보아야 합니다.

'스스로' 못한다고 '스스로'를 아예 지우셨다면 지금이 위기입니다.


입시를 물을 때, 교육으로 답한다.

본 글은 교육학하는 컨설턴트 듀르크하임, 컨설턴트 박태찬의 교육상담 기록과 해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글의 저작권은 컨설턴트 박태찬에게 있으며, 무단 전재, 복제, 재배포, 2차 가공 및 상업적 활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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