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사라지고 맛집경쟁만 부추진 급식 평가로 아이들이 얻는 건?
급식은 지금 무엇으로 평가받고 있는가
급식의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을 평가할 수 없는 사람들이 전문가를 평가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영양관리의 적절성이나 식생활 개선 효과를 평가할 기준은 부족하니, 현실에서는 만족도 중심의 평가가 이루어진다. 그 결과 전문성보다 맛과 친절, 개인의 기호와 불편함이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된다.
만족도는 측정하지만 건강은 측정하지 않는다.
민원은 관리하지만 식생활은 관리하지 않는다.
결국 급식담당자는 건강전문가로 평가받기보다 서비스 제공자로 평가받게 된다.
급식담당자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다.
사람의 건강을 설계하고, 더 나은 식생활을 돕는 전문가다.
학교급식이든 산업체급식이든 급식이 건강보다 서비스로 평가받는 순간, 급식의 본질은 사라지고 서비스만 남는다.
서비스는 중요하다. 하지만 서비스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금 급식은 무엇으로 평가받고 있는가.
그리고 그 평가는 정말 수요자와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평가인가.
음식이 입맛에 맞는지,
불편함이 없는지는 측정하면서,
아이들의 식습관이 좋아졌는지,
편식이 줄었는지,
건강한 선택을 배우고 있는지는 측정하지 않는다.
기호에만 익숙한 학생들이 과연 급식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많이 나오는 급식과, 학생들에게 필요한 음식을 제공하는 급식은 다르다.
교육은 원하는 것을 주는 일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배우게 하는 일이다.
급식은 학생들의 입맛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식생활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평가에 끌려가는 급식은 교육이 아니다. 교육이 평가를 이끌어야지, 평가가 교육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
만족도 중심의 급식은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가.
편식은 줄어들었는가.
허약과 비만은 감소했는가.
가공식품 의존은 줄었는가.
건강한 식생활 습관은 자리 잡았는가.
급식 평가가 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건강을 높이는 데도 성공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평가가 방향을 만든다.
무엇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현장은 움직인다. 만족도를 평가하면 만족도를 높이려 하고, 건강을 평가하면 건강을 개선하려 한다.
만족도 점수에만 매달리면 급식의 목적은 흐려진다.
만족이란 목표가 건강이란 목적을 삼키고 있다.
건강은 점점 멀어지고, 만족만 남는다.
급식은 학생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하는가.
아니면 학생들의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는 지금 무엇으로 평가받고 있는가.
그리고 그 평가 점수가 높다면 정말 흡족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