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몰랐던 코스타리카, 내가 몰랐던 인생의 다음장
중남미 지역본부인 브라질에서 근무하며 남미 대륙의 여러 나라를 발로 누볐지만, 파나마와 에콰도르, 과테말라 정도를 제외하면 중미 국가들과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코스타리카에서 열린 법인장 회의 덕분에 뜻밖의 방문 기회가 생겼습니다.
비록 회의 진행과 회의록 작성에 매달리느라 호텔 안에만 머물러야 했던 '창살 없는 감옥' 같은 일정이었지만, 새벽녘 잠시 틈을 내어 마주한 코스타리카는 짧지만 강렬한 잔상을 남겼습니다.
습관처럼 구글 맵을 켜 현재 위치를 확인하며 '아, 내가 지금 코스타리카에 있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습니다. 그 순간, 제가 얼마나 두터운 편견 속에 갇혀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막연히 여느 중남미 국가들처럼 가난할 것이라 짐작했던 풍경은 예상과 사뭇 달랐기 때문입니다. 정갈하게 뻗은 도로, 위세를 짐작게 하는 부자들의 대저택들, 그리고 여유로운 자태로 정박해 있는 수많은 요트까지. 코스타리카는 제가 상상 속에 그려온 중미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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