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의 사훈하나가 좋았다

가장 사소하고 낮은 곳에서부터 존중을 시작하고 있었다

by더블와이파파

어른이 아이에게 말을 놓는 것은 우리 슬롯에서 너무도 당연한 모습처럼 여겨집니다.


그 밑바탕에는 아직 어리니까 편하게 대해도 된다는 관념이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익숙한 당연함 속에서 정작 중요한 ‘사람에 대한 존중’은 슬그머니 빠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존중의 대상에서 제외해도 괜찮다는 무의식적인 차별이 작동하는 셈입니다.


국내 대표 서점인 교보문고에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특별한 지침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고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언뜻 듣기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어린아이에게까지 굳이 격식을 차려야 할까?”라는 의구심이 들 법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본질은 매우 명쾌합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담긴 표현을 아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image.png

말은 곧 그 사람의 태도입니다. 우리가 어떤 말을 선택하느냐는 내가 상대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어른에게는 예우를 갖추고 아이에게는 말을 함부로 놓는다는 것은, 나이에 따라 존중의 무게를 달리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가치는 결코 나이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아이 또한 존엄한 권리를 가진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입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랍니다. 어른이 자신을 정중하게 대하는 것을 경험하며 자란 아이는, 타인을 대할 때 말이 가진 무게와 품격을 자연스럽게 몸소 익힙니다. 백 마디의 훈육보다 강력한 교육은 바로 존중받는 경험 그 자체입니다.


교보문고의 지침이 유독 빛나는 이유는 그것이 거창한 구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가장 사소하고 낮은 곳에서부터 존중을 시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대하는 진정한 태도는 화려한 무대 위가 아니라, 가장 낮은 곳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로소 드러납니다. 그 낮은 곳을 끝까지 살피고 지켜내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짜 어른의 품격입니다.

카지노 게임의 이전글너무 친해지지 마세요(윤여정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