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velle Vague(2025)》
[줄거리] 프랑스 영화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의 비평가 장 뤽 고다르(기욤 마르벡)이 첫 장편영화를 준비한다. 먼저 감독으로 데뷔한 비평동료들의 성공에 위축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익힌 것들을 바탕으로 기존 관습을 넘어 영화에 혁명을 몰고 올 참이다.
“영화를 비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누벨바그》는 고다르의 데뷔작이자 영화계에 충격을 일으킨 걸작 〈네 멋대로 해라(1959)〉의 제작기를 다뤘다. 〈네 멋대로 해라〉의 촬영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인가 싶을 정도로 고증이 완벽하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 프랑스 누벨바그에 대한 애정과 고다르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느껴진다. 성덕 링클레이터의 진심 덕분에 영화 제작의 매력과 영화사의 맥락이 세련되게 담겨있다.
평론가들이 직접 영화계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기존 영화에 대한 대안으로 작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영감을 직접적으로 투영하는 스타일에 대해 논의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비평은 영화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탄생한 '작가주의' 담론은 기존의 영화가 가지고 있는 한계와 틀을 뛰어넘는 영화만의 속성을 발견하려고 애썼다. 그 대표주자가 영화 혁명가 고다르였음은 분명하다.
쇼츠와 릴스, 유튜브에서 자주 쓰이는 `푼크툼(순간의 미학)‘은 고다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일 것이다. 문학과 음악, 미술과 다른 영화만의 독특한 운동성을 추구하던 고다르의 실험정신은 게임과 광고, SNS의 구조적 특성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첫 비영어 작품은 당시 프랑스 파리로 안내한다. 누벨바그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프랑수와 트뤼포를 비롯해서 자크 리베트, 에릭 로메르, 아네스 바르다. 그녀의 남편이자 영상 시인 자크 드미, 클로드 샤브롤, 프랑스 국민배우 장폴 벨몽도, 제작자 조르주 드 보르가르, 촬영감독 라울 쿠타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놀라웠던 점은 장 피에르 멜빌, 로베르토 로셀리니, 장 콕토에게 예우를 다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그 콧대 높은 누벨바그 작가들마저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네야 할 선배 감독들이다.
〈네 멋대로 해라〉은 제목 그대로 ‘네 멋대로’ 연출한다. 고다르는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지만, 동료들과 함께 극복한다. 흥행 성적을 고민하는 제작자 조르주 드 보르가르나 헐리우드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배우 진 세버그와의 불협화음마저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는 천재 감독은 자신처럼 미숙하고 모자란 존재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넨다.
〈네 멋대로 해라〉은 할리우드 필름 누아르에 대한 프랑스적 대답이랄까? "이 영화 없이 현대 영화는 존재하지 않는다"이라는 평가가 아깝지 않은 파격적( 점프 컷, 핸드핼드, 제 4의 벽)인 걸작이다. 시슬롯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클로드 샤브롤이 에릭 로메르에게 `고다르가 미쳤나 보다‘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시대를 앞선 영화는 할리우드 자본에 잠식되어 쇠락해 가던 유럽 영화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링클레이터는 4:3 흑백 셀룰로이드 화면을 통해 OTT로 상징되는 극장 업계의 쇠퇴를 걱정하는 마음도 컷을거 같다. IP을 통한 속편 찍기에만 매달리는 오늘날 영화계를 타개할 새로운 혁명을 염원하는 것 같다.
고다르가 일으켰던 혁명사를 자기 나름대로 정리하면서 고다르의 경전을 필사한다. 옛 성현의 말씀을 통해 내면의 어둠을 밝히고,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려는 경건한 태도를 취한다. 영화의 혁명기를 35mm 카메라로 촬영하며 그 제작 현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선배 감독에 대한 존경심은 〈네 멋대로 해라〉에 대한 재해석보다 재현에 가까운 형태로 그려낸다.
★★★★ (4.0/5.0)
Good : 따뜻한 덕심
Caution : 해석의 부재
■영화사나 고전 명작에 조예가 깊으신 시네필들에게 이 영화는 축복과도 같은 복음을 전한다. 저 같이 지식이 미천한 사람에게는 《누벨바그》를 보고 로셀리니의 〈이탈리아 여행〉이 그렇게 큰 발자취를 남긴 작품인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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